나이가 들었다고 모두 약을 먹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보면, 고혈압 당뇨 혹은 만성 질환으로 한 두가지 약을 먹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다.
집 근처의 대학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고 혈압 관련된 약을 먹기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난것 같다.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휴가를 이용하여 3~4개월분의 약을 타게 된다.
병원 진료소에는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2주이상 자가 격리 후 선별 진료소를 통하여야만이 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대구나 경북 지역에 있다 온 사람도 병원진료를 하려면 선별진료소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근무기간이 4개월에서 3개월로 준 대신 휴가 기간도 2주에서 11일로 짧아졌다. 그렇다면 국내에 있는 동안 병원에 갈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혈압과 같이 일반적인 약이기에 동네 병원에 먹던 약을 들고 들러서 처방전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애써 다니던 병원으로 한시간 이상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다. 직접 병원으로 찾아가니 선별 진료소에 가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타난 다음에야 다음 진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선별 진료소라는 곳에 들러보니 기분 참 묘하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검사 신청을 한 다음 컨테이너로 급 개조한 음압병동으로 들어가 콧구멍과 입안 깊숙이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를 하게 된다.
앞서 상담을 받던 내 또래의 남자는 마스크도 쓰지 않고, 오래전 예약을 해 놓았다며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뭐하는 건지 모른다며 툴툴거린다. 경북 영주를 다녀왔다는 이유로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도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기 전에는 여타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말 끝에 아무렇지도 않은 내가 이곳에 오니 병에 걸릴 것 같다. 는 말을 한다.
조금 심한 표현이지만,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결국 본인은 아무 증상도 없는데 확진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상담을 하고 다녀간 곳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분위기 만으로도 내가 환자 군에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오전 10시 정도에 검사를 받고 오후 8시경 문자로 결과를 통보 받아보니,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다른 나라보다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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