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도(都) 2촌(村)

[2014.02.23] 작은 텃밭을 일구고 도라지씨를 뿌리다.

루커라운드 2014. 2. 28. 08:24

 

 

 

 

 

텃밭을 만들어 보기는 처음이다.

 

...

몇해전 주말 농장을 임대해서 감자며 토마토를 가꾼 적이 있었지.

그리고 해마다 옥상에 상추며 부추 그리고 고추를 화분에 심고는 했었지.

 

아마도 52촌을 실행하면서 내 땅에다 뭔가를 심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먹을 것을 꾸려 들어온 이곳은 그저 한적하기만 하다. 물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오이촌(오도이촌)에 늦어가는 겨울에는 마음먹고 덤벼들지 않으면 할 일이 정말 없는 듯 하다.

 

몇 년 전 작은녀석 대학 들어간다고 사준 미니오디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만 찾이하는것 같아서 (CD 플레이어, 엠피스리, 스마트폰이 그들의 대용품이 된지라) 그걸 옮겨 조립 한 뒤 책을 몇장 뒤적이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횡성 장에 들러 농기구 몇 개와 미니오디오 받침대, 그리고 작은 상을 구해 들여왔고, 오후에는 그 농기구 성능시험을 하러 주변의 돼지감자를 몇 개 수확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아직 완전하게 녹지않은 눈온 자리를 피해 양지바른 곳에 작은 텃밭을 흉내 내 보았다. 때 이름을 알고 있지만 그동안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땅에 심을 씨앗들을 뒤적이던 날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기껏해야 한평 남짓한 땅을 파고 네군데 작은 말뚝을 박았다.

그리고는 그 말뚝 귀퉁이에 작년 추석 병목안 공원에서 갈무리한 도라지 씨앗이라고 쓰여진 이름표를 꽂았다.

작은 이랑을 만들어 물을 빠지게 만들고 도라지 씨앗을 뿌렸다. 집사람은 웃어 죽는단다.

그 도라지가 나 올지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 시간여 허우적 거려 그 작은 밭을 만들면서도 땀을 흘린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주변에 깔끔하게 말뚝 까지 박아 놓은 것에 대해서는 작은 칭찬도 한다.

 

도라지씨가 봄이 되면 정말 싹을 틔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