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밤열한시반 기차를 타고 안동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조금 넘었다.
낮선도시에 그것도 기차에서 내린 승객만을 남겨놓은 열차를 제갈길로 간다.
가끔 여행을 떠나고는 하지만 새벽시간에 낮선곳에 도착하여 잠잘곳을 찾아가면서까지
여행을 해본기억은 없다.
오늘 이 여행은 또다른 의미를 가진 여행으로 기억에 남아있을것 같다.
여름이라고 할수있는 6월의 새벽이지만 날씨가 제법 쌀쌀하게 느껴짐은 지형의 특성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강과 호수가 둘러 싸인 안동이라는 특이한 지형..
여관...
혼자서 여관을 간다는건 정말 부담스런 일이고, 찜질방에서 남은 시간을 지내려고 계획하고 왔건만,
찜질방에서조차 잠을 청해본적이없어 이래저래 불편한 마음으로 거리를 가로질러 간다.
번화가를 거쳐 병원을 지나는 동안 술에 취한 취객들만이 늦은 밤거리의 정적을 깨고 있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시장중간의 찜방에 들어가 샤워만을 하고 잠을 청한다.
피곤이 한껏 몰려와 쉽게 잠속으로빠져 들어간다.
다음날 아침 너무 일찍 잠이 깬다.
새벽 여섯시 조급한마음에 더 이상 눈을감고 있지를 못하고 거리를 나선다.
새벽시장은 아침 장을 준비하며 분주히 물건과 사람과 자동차들이 움직였다.
아침식사를 한다는게 정말 불편하다는걸 안동에 와서 다시한번 깨닫는다.
일단 하회마을로 가기로하고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시간을 사전에 알아놓지 못한것이 자주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한시간반정도
시장근처를 배회하며 소비한다.
오후가 가까워 지면서 6월의 햇볕은 더위와 함께 육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 이곳 안동하회마을에 혼자돌아다니는 것이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의 상태는 아니었다.
하회마을의 강가 오래된 고목뒤로 부용대가 보인다.
오래된 나무와 강건너에 있는 부용대에서 하회마을을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교통편이 편할것 같지 않아 부용대를 건너다 보며 다음을 기약한다.
병산서원은 하회마을을 들리면서 쉽게 가볼 수 있는곳으로 대게 묶어서 관광을 하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면 병산서원으로 들어가는 버스편을 하회마을 관광전에 미리알아보고
시간을 맞추는게 좋을 듯하다.
결국 병산서원도 다음을 기약할수밖에..
차 시간 간격이 너무 떨어져 있어 안동역으로 나오니 세시간 이상 시간이 남아있었다.
역근처에서 간고등어 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남은 시간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택시기사에게 두시간정도 둘러볼 수 있는곳을 물어본다.
안동댐 건너 KBS 사극 세트장꼭대기 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가 내려오면서 세트장을 보고
마지막으로 월령교를 건너 택시를 타고 다시 안동역으로 나와 차를 기다려 울산으로 향한다.
뭔가 허전한 마음이 밀려왔다.
'자유(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3.06.22] 통영 지리망산 산행기 (0) | 2003.06.22 |
---|---|
[2003.06.08] 영남알프스 산행기 (영취산 ~ 신불산) (0) | 2003.06.08 |
[2003.04.27] 대운산 산행기 (0) | 2003.04.27 |
[2003.04.09] 주전의 새벽 (0) | 2003.04.09 |
[2003.04.08] 방어진 포구의 새벽 (0) | 2003.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