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복하는 일상이 한동안 지속되면 일상을 탈피 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머릿속으로 밀려든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잡념이 든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때로는 이런 잡념이 들 때면 한없이 길을 걸어 몸의 상태를 지치게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마음을 먹더라도 쉬이 행동하지 못하는 난 그 잡념을 몰아내기 위해 걷기동호회에서 다녀온 도보여행기와 사진을 보면서 그런 욕구를 간접적으로 해소하고는 했었다.
오랜만에 이런 욕구를 실현해 보고 싶었다.
늦은 아침을 먹으면서 빵 두 쪽을 굽고 바나나 두 개와 물 한통을 배낭에 챙겨 숙소를 나섰다.
최근 들어 부쩍 안개가 끼거나 진눈깨비, 비가 내리면서 흐린 날들이 해를 볼 수 있는 맑은 날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
건기에는 전형적인 사막의 기후를 띄고 있는 이곳 지형이지만 우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비록 주변풍경이 단순한 길을 걷고 있지만, 몸과 마음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어차피 목적은 걷는 것이다.
걸어가는 주변풍경이 변화무쌍할 수도 있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일 수도 있겠고,
체력을 요구하는 힘든 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처럼 풍경의 변화가 없는 단순한 사막과 같은 길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목적이 걷는 것이라면 그 길에서 때로는 격한 감정과 마음의 평화로움, 또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지라도
끝없이 깊어지는 사고의 기억 등 얻을 수 있는 만큼만 얻어올 수 있다면 그로서도 걸음에 대한 만족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단순한 풍경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이 그지없는 깊이로 빠져 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난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챙겼다.
귀에 익숙하지 않아도, 그리고 가끔 들으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아 느낌을 전해 받을 수도 없을지라도,
음악에 대한 느낌이 남다르지 못하더라도 난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이 흐린 가을 하늘에 낮게 내려앉은 하늘과 땅 사이의 공간을 걸으면서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차이콥스키가 태어난 러시아의 한 변방을 걷고
있고 분명히 그 분위기는 언젠가는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어우러져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일시 : 2011.12.04 (08:45 ~ 15:15 5시간30분) 총 23Km
코스 : 숙소 ~ 수로뒷길 ~ 술탄벤트(14.5Km 3시간15분소요) ~ 숙소 원점회귀 (8.5Km 15:15 2시간15분소요)
길 이있는풍경 |
마을이 있는 풍경 |
사람이 있는 풍경 |
수로가 있는 풍경 |
동물이 있는 풍경 |
차량이 있는 풍경 |
식물이 있는 풍경 |
사막이 있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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