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투루크메니스탄

[2011.08.26] 또스트

루커라운드 2011. 9. 2. 20:18

벼르고 별러서 이렇게라도 저녁식사와 함께 보트카를 마실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누추 하지만 숙소의 풍성한 식탁에 짧은 시간

함께하고 있는 이 자리가 지금 보다는 한 두 해가 지난 후 지금을 뒤돌아 기억하며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시점에 분명 더욱 기억이 나고 그리워 질 것이다.

 

한 시간 이상을 차로 움직여야 하는 발주처 직원 중 나와 밀접하게 업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현장을 방문하였다.

 

가끔 업무협의를 위해 그곳을 방문하는 나는 그들이 현장숙소에 와서 저녁이라도 한끼하고 밤늦게까지 보트카를 마셔줘야 한다고

립 서비스가 가미된 제안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하였고 그때 마다 그들은 내가 제안하는 강도의 몇 배수로 그 말을 고마워하며

그런 시점이 오길 진정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나라 관공서직원인 그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리들과 술을 마신다거나 1박을 하기에는 주변 분위기가 너무 경직되어있었다.

그런 그들이 오늘 오후 사무실에 나타났을 때 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요했고 난감한 표정을 짓던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단지, 두 시간 정도가 주어졌고 그 시간 내에 그들의 주거지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솔직히마음에서 우러나왔다기 보다는 긴밀한 업무상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좀더 적극적으로 합석을 종용했었던 것이다.

(그들이 그런 사실을 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분명한 건, 가끔은 진솔하게 그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우리들의 의견을 심도 있게 토론한적도 있다는 것 이다.

 

하여,

통역을 하는 직원 두 명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 직원과 발주처 직원 세 명 그렇게 여섯이 저녁식사를 겸한 술좌석을 갖게 되었는데..

 

또스트..

 

그들(러시아권역)이 술을 마시기 전에 하는 관습 중 하나가 또스트다.

건배를 하며 덕담을 하는 행위다.

 

간단히 예를 들면

건강해야 한다."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현장의 성공을 위하여

흔히 우리가 말하는 내용을 좀더 살을 붙여 전달하는 과정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지극히 형식적 일 수도 있는 행위이다.

이런 자리에 익숙지 않은 우리는 또스트를 위해 잠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회수가 잦아들고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조금 더 여유를 보여 보다 나은 내용으로 건배제의를 한다.

 

그런 시간들을 거쳐 오늘 만들어진 말이 위에 써놓은 내용인데, 그들의 반응이 박수를 치며 감탄을 한다.

 

그렇게 한잔을 마시고 나서 술을 따를 때 그들은 잔을 테이블의 중심으로 모아놓는다.

잔에 술을 따르는 사람들이 수고를 덜기 위한 것인지~~ 판단은 할 수 없다.

또한 가득 채운 잔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반쯤 잔을 비우는데 그 잔에 자연스럽게 첨잔을 한다.

 

그렇게 두 시간이 되지 않는 시간에 여섯 명이 각각 또스트를 하며 가득 채운 잔으로 건배를 하며 보트카를 마시고 나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취기가 오른다. 그리고는 늦은 밤 그들이 사는 지역을 향해 떠났다.

 

또스트

 

우리나라와 같이 칭찬을 아끼는 문화에서 한번 적용을 해 도 괜찮다는 느낌이 드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 보았다.

 

조금은 형식에 얽매였을지라도 평소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을 그 형식에 담아 전할수 있다는 것이 공식적인 멘트를

부담스러워 하는 평소 우리들 대화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