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11.05.22] 휴가 + 후회

루커라운드 2011. 5. 22. 01:40

 

후회로 점철된 휴가였다.

너무 많은 것을 원했던 것 이 원인이었을까?

보상을 받고 싶었던 심리가 팽배해 있었던 것 일까?

 

너무 당연한 진리를 난 거부하고 있었다.

내가 없어도 어느 것 하나 부 자연스러울 게 없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물론 나도 안다. 하지만 불만이다. 불만을 토로할 수는 있지 않는가?

 

왜 내가 없어도 아무런 불편함이나 부자연스러움 없이 세상이 돌아 가는 걸까?

 

휴가의 반은 술을 마셧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가 주도한 술좌석이 대부분이었다.

다음날 오전은 당연히 숙취에 시달리다 하루가 갔다.

 

병원엘 갔다.

현장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치과며 피부과 안과.. 그리고는 한의원까지..

 

한봉지 한봉지 늘어나는 약봉지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한의원에서는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 약간의 조울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시 투약을 할수도 있다고 한다.

 

이 또한 그럴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큰 녀석 작은 녀석은 모두 자기 일에 바뻣다. 학교를 간다, 친구를 만난다.

그녀석들에게도 돈만 투입하면 나는 아쉬울게 아무것도 없는 존재다.

 

집사람은 그런 날 불안한 심경으로 지켜 보았다.

그녀의 성격상 적극적으로 그녀의 의견을 내게 전달하지 못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미안한 마음에 이런 저런 제안(외출을 하자, 옷을 하나 사 주고싶다. 맛있는 것 먹자. 어디로 여행이나 갈까? 등등)을 하지만, 함께살아 온 세월만큼이나 나의 심리를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 제안이 편하고 일상적인 제안이 아님을.

 

휴가라는 단어에 걸맞지 않게 몸과 마음이 항상 달떠 있었던 것 같다.

무엇이 내 맘을 그리 만들었는가?

내가 원하는 것은 진정 무엇인가?

 

복귀 며칠을 남기어 놓고는 난 또 현장에 적응을 위한 횡보에 바빠진다.

시작될 4개월여의 생활용품이며, 복귀하면서 챙겨 가야 할 선물, 음식, 마음마저도 여유없이 움직인다. 준비물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빠뜨린 물건을 사러 나갈 때 집사람은 지갑에서 수표 두어장을 꺼내어 내게 내민다. ????

 

의문으로 가득찬 시선이 그녀의 눈에 머물렀을 때, 그 큰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눈 밖으로 흘러 내린다. 가서 건겅식품 몇가지 더 챙겨오세요..!! 그리고는 말을 잇지 못한다.

가슴속에더 뜨끔한 무엇인가가 솟구쳤다. 발악을 하듯 횡보하는 내가 안스러워서인지, 아니면기다리고 기다리던 남편과의 해우가 본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낀건아닌지..그 눈물의 의미를 파악할수 없다는것에 화가났다.

 

지천명의 나이 임에도 자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감성적인 마음을 소유한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현장에 도착해 불과 며칠지난 지금 난 몸, 마음이 매우 불편 하다. 이번 3.5개월은 어떤 때보다도 길고 긴 세월이 될 것 같은 마음이 결코 예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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