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를 때 숨이 가쁘다는 것에 대하여 이런 저런 핑계들을 대고는 한다.
때로는 그런 핑계가 정확한 근거에 의해서 나오지 않더라도 그냥 수긍이 간다.
두주간 회사야유회, 회사일 때문에 산행을 거르고 나니, 산행 들머리 부터 핑계거리를 찾는다. 나 자신에게 내가.
산엘 가긴 가야겠는데 이리저리 재다 관악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늦은 11시경이었다.
저녁 여섯시까지 산행을 한다면 일곱시간 정도의 시간이 준비되어있으니, 그리 늦은 편은 아니다.
오늘도 느릿느릿 산을 오른다.
케블카 능선을 쫒아 염주암에 오른시간이
울 집사람은 이렇게 좋은 때를 맞춰 감기에 걸렸다. 애들은 중간고사라고 학원엘 갔다.
모든학교가 쉬는 토요일 에다, 이번 주가 지나면 벗꽃은 커녕 산벗꽃 마저도 구경할 수 없는 때문이리라. 친구끼리 가족끼리,직장의
부서단위로 그리고 연인끼리 평소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하고 택한 길에 등산인파로 북적인다.
잠시 연주암에서 숨을 돌리고 바로 연주대로 향한다. 오늘 굳이 연주대까지 가고싶은 생각이 든건 갑자기 십수년전 어머님을 모시고
연주대로 향하던 생각 났기 때문이었다.
그때, 둘째 자식인 나의 건강 때문에 무척이나 신경이 쓰이셧던 시점이었는데 연주암에서 무슨사연인가를 빌며빌며 절을 하던기억과
이제 힘이 드시니 그냥 내려가자고 종용하는 내게 "오늘은 기필코 연주대를 오를것이다. 네가 길을 잡아주는 오늘 아니면 내가
어찌 향후 이곳에 오를 수 있겠냐" 시며 연주대를 쉬며 오르며 쉬며 오르시던 어머님.
그보다 또렷한 기억은 연주대 암자입구의 우측벽쪽에는 제법 많은동전들이 직각정도되는 바위벽에 붙어있다.
난..츠측한다. 저바위벽에 동전을 붙여놓은 사람은 필히 한가지이상의 애듯한 소원이 있으리라는..
그날 어머님은 그랬다.
어디서 들으셧는지 연주대에 들어서 암자에 가볍게 절을 하신다음 백원짜리 한닢을 들고 가볍게 심호흡까지 하신 후 바위벽의
꺼칫함 면을 찾아 동전을 밀어올리셧다.
그리고는 이내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아범아 이걸 봐라..내 소원이 이루어 질것이다..단..한번에 벽에 붙지않니??"
난 대수롭지 않았지만, 어머님의 그 상기된 표정에 찬물을 끼얹을 새라. 그냥 고개로 끄덕이며 수긍을 한적이 있었던 거 같다.
그날 어머님은 무릎아프신 것도 잊은양 연주대의 부처님을 보고 평소보다 더 많은 절을 하셧 던 것 간다.
오늘산행 후...이런저런 궁금함에 어머님께 그날 동전을 붙이시던 기억을 되살려 드렸다.
그러면서 궁금함을 되집어 본다.
그때 그리 간절하게 빌었던 소원이 무엇이었죠?
어머님은 조금은 섭섭한 눈치를 보이시면서..
네처 임신했지않냐..아들 낳게해 달라고 빌었다. 섭섭도 하시겠지..
어머님의 애닯음은 그저 어머님의 몫이다.
그리도 간절하게 빌었던, 그래서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난 이후 아들을 낳아 부모님께 안도감을 드렸지만 지금도 그날 소원을
빌며 환하게 웃으시던 이유를 모르고 있었으니..
<불성사 경내 매화나무>
<연주대 능선에서 본 연주암>
<연주대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본 연주대>
<연주대 바위벽에 붙어었는 소원을 비는 이들의 동전>
<연주암 장독대>
<불성사 삼성각앞의민들레>
<불성사 대웅전>
<불성사 삼성각>
<산사의...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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