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05.03.10] 우리가 흔히 말하는 눈물은....

루커라운드 2005. 3. 10. 00:24

어머니의 전유물인줄 알았다.

 
가끔 아버지의 눈물 운운 하는 대목이라도 나올라치면 그건 평생에 한두번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흘리는
눈물이었으리라 생각했다. 눈물이라는 단어가 아버지에게는 쌩뚱맞은 단어이면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내가 한 가정의 아버지라는 인식을 게을리 해서인지 아니면 아버지기를 거부하며 어머니 아버지의 아들역할로
만족하고픈 때문인지. 그래서 눈물에 대해서는 그럴수도(때에따라 흘릴수도)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지극히
주관적인면을 내 자신에게 보여왔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흔히 눈물을 보이면서 살았다는건 아니고,

 
아니,
내 기억으로는 성인이 된 이후 제대로 눈물한번 흘린적이 언제였던가..기억속에 없다.
 
요즘 경제가 어려운 경제이니 많큼,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은 벌써 오래전부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는데.
직장이라는 바람막이속에있던 나는 그런 힘듬을 실감하지 못한것 같다.
 
이제, 내가 하던일에 가끔씩 힘들어 하고, 가끔씩 하늘을 보면서 불과 오륙년후의 내모습을 상상해보는
시간이 많아지는것이 자영업하는 친구들의 애로사항과 맥을 같이할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고부터..
 
어머니의 전유물인줄 알았던 눈물이 내주위 가끔 나타나는것을 볼수있다.
것도 예상치 못했던 시간과 장소에서....
 
동이트는 새벽을 언제보았던가.
 
오늘 늦잠을 잤다.
시간마추어 TV가 켜지게 만들어 알암을 대신하는 기능을 썼었는데, 아마도 어제 전원이 아주 꺼졌었던거 같다.
고등학교 다니는 딸래미가 화장실 사용하는 소리에 눈을 뜨니 창밖에 부연 빛이 어슴프레 비추는것이 보였다.
 
덕분에 아침을 먹지도 못하고, 전철역에 도착하여 잠시 전철을 기다리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하늘을 본다.
 
전철을 기다리는 군중속에 선 나..
울컥....
왠지모르게..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눈에 고인...그거...
 
지금까지도 꿈적거릴수 없도록 만들어진 환경속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기에
후회할 생각도 없이 지내온 이십대. 내가 나아갈 수 있는길이 오직한길 뿐이라는 생각으로 걸어온 삼십대..
그나마 더 늦지았음에 사십의 끝자락에 서있음 당연 축복이라고 여겨왔었는데.....
 
오늘은 마음이 제법 무겁다.
생각해보니,
오늘뿐 아니라 요즘 계속 뭔지모를 중압감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던것 같다.
 
이번 주말은 "내가 서있는곳이 어디인가?" 를 주제로 산행을 해야겠다.

피곤하다. 얼른 휴일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