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기록에 앞서]
결혼하기 바로전해에 직장동료들과 가을설악산으로 단풍산행을 떠난적이있다. 여러가지 기억중에서 백담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양양으로 가기위해 차를 기다리던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40대로 보이는 부부가 유난히 눈길을 끌렸었다. 오랜산행에 지쳐보이는듯 했지만 그들의 표정에서는 많은시간 동고동락을 해왔을터이지만 산을 찾아와 그 생활의힘듬을 더힘든 산행으로 마친, 그래서 더이상의 큰 고민은 없어 보이는 표정을 한 40대의부부(순전히 내 주관적인 느낌이었지만) 그느낌대로라면 나도 언젠가는 저들과 같이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순간을 맞을수있을거란 생각을 잠깐 한적이 있었다.
이번산행은 그리 힘든코스는 아니었지만 산행 중간 중간 오래전 백담사입구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혼자 슬며시 웃고는 했다.
[설악산 흘림골]
지난주 가을 단풍산행을 계획하면서 이곳 저곳을 뒤지다가, 가슴을 툭치며다가오는 문구를 하나 발견했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영혼의 반쪽을 산 어딘가에 묻어놓고 내려온다. 내려올 때 다리가 무거운 것은 오래된 나뭇가지에, 아직까지 바람을 맞지 않은 붉은 흙더미 속에 묻힌 영혼이 등산객을 부르기 때문 이다. 20여년 만에 다시 사람들에게 자태를 드러내는 설악산 흘림골은 수많은 영혼이 채 마르지 않은 물기를 톡톡 털어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곳이다." [출처 -
http://211.178.9.106/cc/lj/cclj_av0.jsp?i_seqno=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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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대하여 행동으로의 꾼이라고 자부 할수없지만, 영혼이 산을 헤만 횟수는 어느누그 못지 않기에 글을읽는순간 작은전율과 함께 산행지를 흘림골로 정했다.
주오일제이후 잔여휴가에 대해 소진하라는 압력이 오래전부터있었지만, 이런 저런일이 마음 놓고 휴가를 갈수 없게 만들었었다. 조금 한가해 진 이가을에 그렇다고 의미없이 휴가소진을 할 수 없었다.
아쉬운 것은 아직도 아이들때문에 마음놓고 집을 떠나 몇박을 한다는것에 대한 엄두를 내지 못하는것이다. 그래서 아침 일찎 떠나 밤 늦게라도 돌아올수 있는 코스로 적당한 코스라고라고 판단 되었던 것도 흘림골을 선택하게된 동기이다. 산행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화요일 비가 내린다고 했다.
하루를 미룰까 하다가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저녁 열시조금넘어 일찍 잠을 청했다. 열두시 넘어 딸이 집에 들어오는 소리와 한시반을 조금 넘어 심한 천둥과 폭우소리에 잠시 잠을 깬다. 웬만한 상태에서 잠들면 중간에 깨지 않는 잠귀에 대해서는 둔한 편인데, 오랫만에 멀리가는 산행이 소풍전날의 기분처럼 조금은 들떠있었나보다.
새벽 세시반에 기상을 했다. 집사람은 애들 아침밥을 만들어 놓고, 우리가 먹을 아침 도시락과을 준비하여 네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선다. 몇시간전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후의 날씨는 쏴아~~한 찬공기가 어딘가로 떠나가고있다는 느낌과 합쳐저 더할수 없는 상쾌한 기분으로 다가온다.
평일새벽의 거리는 말그대로 조용함 그 차체였다. 그 넓디 넓은 도로에 몇대의 차들만이 오갈뿐.. 외곽순환도로, 성남, 광주를 거쳐 곤지암까지 가는데 불과 40여분..
그리고 양평대교로 가기위한 329번 도로를 거처 홍천을 지날때까지 집사람은 잠에 취해있었다. 홍천을 지나 휴게소에 들렸을때, 설악산으로 가는 차몇대에서 화장실을 가며 떠들썩한 웃음소리를 들으며,평일 단풍구경을 가기위해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당연 우리뿐만이 아님을 인지한다.
평일이면 일을 해야 하고 휴일에야 움직임에 길들여져 있는 내주위의 사람들이얼마나 편협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느끼는 순간은 용소폭포를 거쳐 오색으로 내려오는 산행 중간에도 느낄수 있었다. 한계령정상을 넘어 두 구비 정도를 내려와서야 굽은길모퉁이에 흘림골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다.
산조그만 모퉁이차를 세워놓고 아침으로 싸온 도시락과 잠시 버너를 피워 커피를 마시면서 대여섯 시간 산행이니 한껏 늑장을 부리며 단풍의 모습을보리라.
새벽에 뿌린 비로 더이상 비가올것 같지는 안았다. 하지만 산허리를 지나가는 안개를 보면서 맑은날에 보아야 더욱 선명하다는 단풍을 보기에지장이 있지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한다. 흘림골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인터넷에서는 아직 받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1600원*2를 지불하고 입구로 들어섯다.
시간을 보니 여덟시 사십분이 되었다.
[한곳의 목적지, 세번의 산행]
집근처의 산행이 아닌 경우 그리고 내가계획한 산행에 대하여 난,하나의 목적지에 대하여 세번의 산행을 한다.
산행을 위한 참고자료를 뒤적이면서 이미 그 산에 대하여 느낌으로 한번산행을 하고 실제 산행에서 두번째 산행 촬영한 사진정리와 간단한 느낌을 적으면서 마지막 산행으로 마무리 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첫산행이 가장 기분이 좋다. 힘도 안들뿐 더러(^&^) 마음껏 상상하면서 산행을 한다는건~~ 실제산행과는 또다른 기쁨을 주곤한다. 실제 산행에서는 첫산행의 느낌을 확인하고 혹시 다른 느낌이 있는가를 주로 관찰하고, 그리고 사진을 찍는데 주력을 한다.
그런때문에 산행전 얻은 정보가 과장되게 표현되어있는경우는 산행 자체에 대하여는 실망을 하기도 한다. 원시림, 사람의 흔적이 없는곳, 빼어난 경관 이런 말들은 그저 말로서의 사치일뿐이었다. 설악산의 흘림골산은 설악의 한자락 산 그차체였고, 단풍은 시점과 장소를 달리한 또다른모습의 단풍 단지 그것이었다.
다른산과 비교하여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만한것 아닌것 같은데..(이것도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 하지만, 산 그차체가 좋으니 더이상 뭘 말하겠는가.
여신폭포까지는 삼십여분 이것 저것 촬영을 하면서 도착할때까지 너댓팀이 우릴 앞질러 간다. 이렇게 한적하고 조용함은 어느산행에 비길때없이 좋다.
등선대(1004m)로 올라가는 길은 깔딱고개라고 표현해 놓았지만 그 깔딱고개의 기준은 가족산행을 기준으로 한것일게다. 관악산이나, 도봉산의 깔딱고개에 비할소냐?
등선대에 올라서니 옅은 안개 속으로 대청봉과 귀때기청봉, 그리고 남으로 점봉산, 한계령휴게소와 한계령도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봉우리에 서있는 사람들을 위협하는듯 하였다. 안개가 걷힐 시점이 올수도 있으리고, 조금 기다리다가 더욱 거세져 가는 바람을 피해 내려온다.
[웰.빙.산.행]
이젠 주전골을 거쳐 오색으로 내려가는 내리막길만이 있었다.
한시간 여를 내려오면서 등선폭포, 무명폭포를 거쳐 십이폭포에 도착한 시간이 12시6분 산행을 시작한지 세시간 반이 지났다. 참고자료의 산행기록에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돼어있는곳을 세시간 반에 내려왔으니 얼마나 풍각(風角)행위를 하면서 그리고 늑장을 부리면서 내려왔었겠는가?
난, 이런산행을 웰빙산행이라고 칭하고 싶다. 그저 앞만바라보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산행에서도 나타나는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운마음이 들기도 한다.
물론 건강을 위해 목적한 바가 있고, 산행의 기록이 또다른 산행의 목적인 사람들과는 구분을 지어야 하겠지만, 대다수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시간과 경비를 들여 산행에 와서마저도 시간에 쫒기어 산행에서얻을 수있는 또다른 기쁨을 포기하는것은,평소에 앞만보고 뛸수밖에 없는 생활의 습관에서 나온 습관적인게 아닐까?
[단풍 관광객]
십여분을 더 내려오자, 이곳은 조금전의 분위기와 사믓 다른다. 용소폭포의 매표소에서 입장한 단풍 관광객으로 등산로는 발디딜틈이 없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나이드신 아주머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오셔서 산행은 부담스럽고 단풍은 구경해야겠고..해서 택하는 코스가 이코스인듯 싶다.
산길이 온통 사람들로 붐빈다. 금강문을 지나, 선녀탕, 오색약수에 이르기 까지..우린 자칭 웰빙산행하고는 먼...그런 산행을 하고있었다.
오색약수에 도착하여 약수 한모금과 당귀차를 마시면서 흘림골 입구까지 갈 차편을 걱정한다. 한계령 주도로로 나선다. 한계령 정상으로 가는 차 어떤것이든 타면 우리가 차를 세워둔곳까지 갈수 있을텐데..대중교통도 흘림골 입구에서는 정차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차량 십수대에게 손을 들어 태워줄의향을 물어보지만..무리다. 십여분 이 지나 사람 둘을 태운 택시를 세운다. 오색 주차장까지 간단다. 동승을 허락받고 승차후 부부인 그들에데 들은얘기는 새벽..오색에 차를 두고 대청봉으로 해서 천불동으로내려와 이곳까지 택시를 타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이그~~ 부지런하기도 하지만..왈~~웰.빙.산.행하고 는 좀 거리가 머네..
[귀가]
다시 원점을 도착한 시간이 정확히 오후 세시 조금더 산에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돌아오는길에 드라이브로서 또다른 가을을 보기위해 귀가를 서두른다.
한계령 정상 전 왼쪽편으로 돌아 필례약수~ 내린천~현리를 거쳐 서석으로 돌아나오면서 저물어가는 가을 산촌을 본다.
아직 해가 지지안은 서석의 어느 임도에서. 준비해온 컵라면과 남아있는 도시락으로 저물어가는 가을 저녁의 야외만찬(?)을 즐기며, 커피한잔으로 마무리하고 귀가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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