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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1] 행복걷기 (개화산 ~ 행주산성)

루커라운드 2009. 11. 21. 23:30

 

 

 

길을 걸으면 행복하다는 말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까?
오늘 난 평소 쉽게공감할 수 없었던 "길을 걸으며 느끼는 행복"을 맛보았던 하루였다.

 

몸에 변화가온이후 움추렸던 행동들은 6개월정도가 지나면서 답답함으로 다가왔다. 이젠 그변화에 적응이 되었던때문인지 아니면 더 큰 변화가 온다고 할지라도

내가 내뜻대로 움직일수 없다면 의미없는 삶의 연속일수밖에 없다는 조급함때문인지...

 

가을을 보내면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일상을 잠시라도 탈피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차 있었다. 그 일상의 연장선상에 항상 존재할수 밖에 없는

생활의약속들이 주말의 자유스런계획을 방해하고 있었고, 이번 주말도 그 약속과 일상탈피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었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저녁약속이다. 조금이르지만 한해를 갈무리 해야한다는 명분이 그 약속을 지킬수 밖에 없는 당위성에 비중더해준다. 그들과의 약속은 토요일 이른저녁 5시였다.

 

걷기 동호회에서는 오후한시부터 여섯시간정도 일정이 잡혀있어 두가지 일을 모두 수행하기에는 시간의 제약이 있었다. 더이상 미룰수 없는 답답함을 한주 더

미룬다는것, 그 미루어진 다음주에도 또다른 일상의 계획이 없으리라 보장할수없음에 잠시라도 늦가을 강바람을맞을수있는 도보행사에 한발을 담근다.

 

집결지인 개화산역에도착한 시간은 약속시간 정각이었다. 작은 야산(개화산)을 오르는 그 길에서 오랫만에 잠념을 모두 털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짧은 늦가을 속에 나를 던져놓고 한발한발 옮기다가 새삼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누구의 눈치도 볼필요 없이 두 팔을 벌려 비행을 하듯

걷고 싶기도 하고, 약간은 차가운 그래서 투명한 이른오후의 하늘에 몸을 던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선입견으로 인하여 평소맑지않다고 생각되었던 한강하구의

강물은 파랗다 못해 검푸른 빛을 띄고 있었고 개도기 산업발전에 초석이 되었으나 지금은 새로운 교각에 자리를 내주고 언제 끝날지 모를 깊은 휴식속으로

들어가있는 그래서 통행이통제되고 있는 구행주대교를 내려다 본다.

 

통행이 금지된 낡은다리위에서 한해살이를 마친흔적의 잡초를 보면서 외줄을타듯 경계를 생성하며 까닥까닥 넘어가는 내중년의 고비와 대비를 해본다.

 

시간이 흐른후에도 오늘느낀그 행복이라는 감정이 기억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새삼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