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어제는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나에게 크리스마스 이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듯 하다. 절실하게 종교활동을 하는것도 아니고 어린시절 성탄전야에 교회로 가서 과자나 사탕을 얻어먹은 기억도 내게는 없다. 다만 성인이 되면서 일요일이 아닌날 하루 쉴수 있다는 공휴일의 이외에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이번 성탄절은 금요일이니 사흘 동안의연휴이다.
홀로 저녁식사를 하실 어머님과 사흘 연휴의 전야제로 저녁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식구들을 모아 보지만 오늘도 아이들은 그들의 선약에 의해 움직인다고 한다.
다시한번 그들의 시간을 내가 간섭할수 없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저녁일곱시면 어느정도 여유있게 시간을 잡아놓았다 싶었다. 그래도 혹시하여 다섯시반 퇴근시간이 되자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혹시 늦더라도 집사람과 어머님이 조금 기다리면 사흘연휴의 전야를 느긋하게 보낼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이후로 시간이 남는다면 오랫만에 젊은이들로 붐빌 안양의 일번가를 마나님과 팔장을끼고 어슬렁 거려 보련다.
사무실을 나서자 마자 그여유로움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흘 연휴전야에 길이 밀리고 있었다. 삼십분을 왔건만 집으로 가는길은 삼분의 일도 가지 못하고 있었다. 늦는다고 누가 뭐라는것도 아닌데 모.. 애써 여유를 보이려는 찰라 핸드폰이 울린다. 학원엘 가겠다던 작은 녀석이 학원시작 시간을 잘못알아 집에 와 있는데 여덟시까지 학원을 가야한다고 한다. 엄마아빠에게 저신경쓰지말고 잡힌 계획대로 움직이라고 한다. 저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던지 한끼 때우고 시간마추어 학원엘 간다나?? 따식~~ 많이 컷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할머니와 함께하는 자리에 참석을 하라고 종용을 한다.
애써 사양하는 녀석을 학원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하면서 약속을 하고 시간계산을 하니 그많던 여유로움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많은 차들사이를 헤치고 급히 저녁을 먹고 녀석을 학원까지 태워다 주고나니 피곤함이 몰려온다.
가자 집으로 가서 쉬자..!!
[걷기, 이어걷기의 의미]
제부도입구에서 서해안의 해안선을 따라 백미리까지 걸으며 언젠가는 백미리에서 시작하여 궁평항을 거쳐 남양호까지 이어걸어보고싶은 생각을 했었다.
크리스마스가 낀 사흘의 연휴중 첫날, 평상시 출근시간보다는 느즈막히 일어나 2개월전의 그생각이 상기되면서 두서없이 짐을 꾸리게 되었다. 식구들 모두 단잠에 빠져있는중 갑자기 어디론가 떠난다는 나의 성급한 행동에 집사람은 따라나서기를 포기하면서 아침먹거리와 준비물을 챙겨주고는 연휴의 첫날을 아이들과 보내려는것 같았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여기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 중에서.
길을 이어걷는다는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것일까?
수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이다 국토대장정이다 하여 길을 이어 가며 의미를 부여하고는 한다. 난 한번도 지나온길의 끝에서 새로이 이어 길을 걸어본 기억이없다.
오늘 길을 이어간다고 생각하니 알수없는 새로운 기분이 들고 꼭 가야만할 것같이 다른 의미로 길을 나서는 듯 하였다.
[짐의 무게를 줄일수 없었던건 욕심이 줄여지지 않은 때문이다]
나름 오늘의 컨셉은 이어 걷는다는것, 생각을 비운다는것, 버릴수 있는것은 모두다 버린다는것 이다. 그래서 바닥이날정도로 비워지면 일상에서 채워질수밖에 없는것을 또 한없이 채워 넣는것이었는데..
털모자, 장갑, 휴지, 지도(복사본), 코펠, 버너, 라면, 밥이들은 작은도시락, 김치, 양갱, 500ml Pet 물병 3개, 카메라..
서둘러 나선 내배낭속에 들어가있는 짐 목록이다.
금정역에서 20분간격으로 출발하는 제부도행 버스를 타 서신에서내릴 계획으로 이것 저것 급하게 나오느라 챙긴짐을 정리하다가 배낭안의 내용물을 보면서 다시한번 무거운 배낭의 무게를 실감한다. 짐의 무게를 비우지 못한건 역시 욕심이 비워 지지 않은 때문이다. 그저 걷기편한 신발과 추위를 면할수 있는 옷가지면 족할것을.. 조금더 욕심을 부린다면 추운겨울비를 피할 양산하나 손에 달랑 들면 부족함이 없게 느껴져야 할것을..
한시간정도를 달리는 버스안에서 배낭안의 짐과 욕심의 상관 관계를 생각해 본다.
그런들..그렇게 짐이 많은것이 욕심이라고 생각이 들었던들..다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나설 자신이 아직은 없었다.
[들머리까지의 행로]
아침 열시, 서신에서 내려 백미리로 가는 버스는 없다.
저번 걷기의 종료시점에 운이좋아 하루에 두번 다니는 마을 버스를 탔드시 오늘 아침일찍 마을 버스가 한대 있었읕터이고 저녁에나 버스 한대가 있을것이다.
제부도 방향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듯한 중년의 여인에게 물었다.
"궁평항 가는 버스 이곳에 서 타나요?"
그여인은 무언가 성실하게 대답을 해 주어야 할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조금은 미안한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궁평항으로 가는버스는 그곳에서 탈수가 있고 이어 백미리까지 가는 버스가 있느냔느질문에 백미리까지는 택시를 타고가야한다고 했다. 아마도 그녀는 중앙아시아의 어느나라에선가 취업을위해 이 작은 도시에 머물고 있는것 같았다.
차부의 중심에 자리잡고있는 종점상회의 할머니는 자세하고 세밀하게 안내를 해 주었다.
30분에 한대씩 다니는 궁평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한맥 중공업 입구에 내려 걸어가면 된다고~~
십여분을 기다려 버스에 올라 백미리 입구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가벼운 싸래기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시계는 열한시를 훨신 지나고 있었다.
한맥중공업(11:30) - 궁평항 입구(13:00) - 남양호 입구((15:10) - 마도(쌍송리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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