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04.08.09] 아들과 함께한 관악산행기

루커라운드 2004. 8. 9. 23:20

                                                                               <육봉에서 과천방향>

 

금요일 출장에서 늦게 돌아와 토요일 하루를 집에서 빈둥거리며 저녁이 되니 정신이 혼미해 지는것 같았다.

 

방학을 한 작은넘은 더위를 이길 방안을 컴속의 게임에서 찾고 있었다. 게임하는 시간에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가도, 너무 많은 시간을 컴에 붙어있는 듯 싶어

제어를 하면 더워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차라리 방학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심심하다. 등등.... 여러 가지 푸념에 듣는사람이 정신이 없다.

 

더위에 지친 우리부자의 정신무장을 위해 가까운 산으로 산행이라도 해야겠다. 일요일 아침에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아들넘을 데리고 과천방향 버스를 탄다.

오늘도 아침부터 찜통이다. 상대적으로 버스안의 기온은 바깥공기와 너무 대조적으로 추위마저 느끼게 한다.

 

정부종합청사에서 내려 일반적인 국사편찬 위원회뒤를 돌아 문원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들어선다. 문원폭포를 지날즈음 폭포밑에서는 더위와 싸우다가 계곡에

물놀이라도 즐길생각으로 구미구미 먹을 것을 싸들고 올라온 사람들로 만원이다. 하지만, 관악산은 바위산..

비가온후 사나흘정도면 모든물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계곡엔 바위만 무성하다. 

 

대신 하늘에서 비를 뿌리고 있었다.  소나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육봉으로의 산행은 처음이다. 문원폭포에서 염주암방향으로 우측능선을 타고 오르곤 했었는데..바위능선이 새삼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두시간반....육봉에 올라서니 12시 반이 지나가고 있었다. 문원폭포까지 올라오며 더위 때문에 하늘이 노랗게 보안다는둥, 헛구역질이 나온다는둥, 학교체육시간에

접질린 다리가 도지는 것 같다는둥 이런저런핑게를 대며 이어려운 난국을 피해가려던 아들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나름 잘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육봉정상에는 산행에 치친 몸을 바람을 쐬기위해 돋자리를 깔고 아예누워 버린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관악산의 바람은 모두 이곳을 통과해야만 하는 듯 사방으로

트인 경치하며, 주위에 오래된 소나무 그늘이 산행중 쉴 수 있는 조건을 제대로 가추어 놓은 듯 했다.

 

당초 날머리를 안양 유원지로 잡았기에 눈앞에 보이는 불성사로 향한다. 불성사 계곡에는 물놀이 할 만한 계곡이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계곡의 끝으로 내려올 때까지 물다운 물이있는 계곡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안양 유원지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네시 반.. 산을 돌고 내려온 눈으로 본 유원지..아수라 장이다. 이 무더운 여름에 딱히 갈곳을 찾지 못하고 이런곳에서라도

피서를 하려는 현대인들의 비애가..

 

차리리 우리처럼 육신이라고 고닯히고 나면, 더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관악산 육봉을 배경으로 >

 

 

                                                                       <관악산연주대를 배경으로 >

 

 

 

 

 

                                                                                 <불성사>

 

 

 

 

 

 

                                                                              <불성사 대웅전과 삼성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