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대화 중 내가 가장 경계하는 형태는 지속적인 번복이다. 오래전 그다지 공감하거나 즐기지 않는 코메디 프로에서 조차 “리바이벌 하지마!”라는 유행어는 깊게 새겨 공감을 했었다.
사람의 경험에는 한계가 있다. 지속적인 독서나 심오한 명상으로 내면을 다지지 않고서는 자기를 표현하거나 대화하는 과정이 번복의 연속이다. 오래전에 내가 말이지.. 라던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이라던가, 내 경험상으로는..이라고 하는 것 뒤에는 한번쯤 들어보았던 이야기들이 꼬리를 문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적인 번복 표현을 보고, 그것을 인식하면 할수록 내 말 수는 적어져만 갔었다. 그러한 번복 대화는 연령대가 많아 질수록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절제해야 할 것 무엇인지 확신이 선다.
그런 내가 최근 몇 주 동안 “은퇴, 퇴직”이라는 단어를 무한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기에 그 만큼 강조하고 싶은 걸까? 무의식 중에 지금까지의 일상이 180도 바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건 아닐까? 은퇴라는 것이 섭섭해서 일까? 그도 저도 아니면 나도 나이가 들어 꼰대 아재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
일시적인 행동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껏 시간의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것 을을 오로지 나만은 위한 시간으로 전환이 되니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읽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느껴서 내 삶의 폭을 넓혀 갈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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