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프리카 지중해에 접한 알제리의 날씨는 우기 폭우와 눈 부시도록 투명하고 맑음이 공존한다.
한국의 삼한 사온 주기와 비슷하게 3~4일은 비가 오고 3~4일은 맑은 날씨가 지속된다. 맑은 날은 내가 경험한 어떤 곳보다도 상쾌한 공기와 투명한 햇볕으로 기분까지 맑게 만들어 준다. 그런 맑은 날씨와 달리 최근 나는 한두달 동안 하루하루를 우울하게 보내고 있다.
어찌 보면 육체의 과분한 느슨함은 정신의 고통을 수반하는지도 모르겠다. 육체가 감당할 수 없이 편안해 짐으로서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정신적 공허함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자존감 저하, 동료들과의 세대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수시로 나타나는 내 인생에 대한 성과와 인생 버킷리스트를 수행할 주어진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바심과 같은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런 것들은 아마도 육체의 고달픔이 극에 달하지 않아 발생한 시간의 여유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보여 질 수도 있다.
우울한 생각이 깊어지면 전과 같지 않고 가족들이 떠오른다.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강조 된다. 가족이 내가 일을 하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던 평소와 달리 내가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시간에 우리 가족은 나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 말이다.
가족은 나에게 어떤 존재이며, 나는 가족에게 어떤 존재일까? 나는 가족에게 무엇을 하였으며, 가족은 나에게 어떤 것을 주었나? 내가 가족에게 위안을 주었는가? 받았는가? 지속적으로 내가 가족과 지속 해 나가야 할 사안은 어떤 것인가?
가족들의 행동이 변했다기보다는 나의 심리 변화로 지금의 내 처해있는 가족에게 전가 하고 있나보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겠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마음도 지쳐가는 과정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행동인가보다.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더 가족이 보고 싶어진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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