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멘탈 게임이라고 한다.
요즘 많은 해외 건설현장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한다.
주변에 친구 몇명이 골프에 빠져있을 즈음 해외 현장으로 발령이 났다. 부임하는 현장에도 스크린골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여 무료한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간단한 렛슨을 받고 현장에 부임을 하였지만 2년동안의 근무기간 동안 골프에 입문을 하지 못했다. 내가 골프와 맞지 않는지 아니면 골프가 나를 피하는 것인지 쉽게 접근이 되지 않았을 뿐 더러 더 재미있고 시간을 보낼 것들이 있어서 인지 골프에 대한 절실함을 모르고 지냈었다. 10년전의 이야기다.
이번 현장에서 다시 골프를 시작하였다.
주변의 친한 친구들이 골프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하는 것을 보며 관심을 갖고, 스크린 골프를 하는 직원들이 많지 않아 골프장이 한가한 것이 골프를 다시 시작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골프를 보는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거나 가족에게 충실할 수 없다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골프에 대한 인식이었다면,
꼭 필드로 나가야 할 필요가 없다거나, 골프환경이 좋은 나라에서 해외 한달 살기를 한다면 비용측면에서 그리 부담이 없을 수 있고, 이제는 남아서 고민이 될 수 도 있는 시간을 활용한다는 측면,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내와 함께 시작할 수도 있다는
골프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이 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오래된 친구들과 여유 있게 골프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나면 골프연습장으로 가게 된다.
서너 달 지나고 나니 그럭저럭 입문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었다.
내가 생각해도 경직되고 어설펏던 폼은 지속적인 반복 연습으로 서투름이 가시고 볼은 정해진 방향으로 가는 비율이 많아졌으며, 스크린 골프의 연습 모드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거리도 점점 늘어갔다. 주변의 동료는 가끔씩 자세를 교정해 주었고 스마트폰으로 스윙하는 자세를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서 강의하는 내용과 비교하기도 했다. 골프 장갑 두 개가 헤어지고 휴가를 가서 욕심껏 너 댓 개의 장갑을 구해오기도 했다.
거기까지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건 무기력함 이다.
의외로 골프가 체력이 받쳐 줘야 주어야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을 인지 하게 되었다. 피곤하거나 몸이 귀찮을 때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하루 이틀 빠지다 보면 그 동안 익혔던 자세가 나오지 않으며, 공은 제 멋대로의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 녀석을 어떻게든 내가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보내려 하면 할수록 어깨에 힘은 들어가고 여지없이 공 앞의 땅을 두두리게 된다.
그 정도 되면 그나마 붙었던 자신감은 멀리 달아나고 한없이 갈등이 밀려온다.
이럴 때 일수록 잠시 휴식을 취하여 체력을 보충한 후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여야 한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직전의 성과와 비교를 한다면 결과는 더욱더 원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멘탈이 강하지 않거나 잠시 멘탈을 놓고 지내거나 아울러 연습을 게을리 한다면 어떤 결과 돌려줄 수 없는 것이 골프인 것 같다。
맞다. 골프는 맨탈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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