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리맨의 억압받는 여행욕구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출장이다.
하지만, 출장을 보내는 회사 입장으로는 여행욕구를 풀어주려는 배려는 고사하고 목적지에서 일에 대한 효율을 극대화 할 있는 방안을 세우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개인적으로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쪼개고 눈치를 보면서라도 잠시 한눈을 팔지 않는다면 그 또한 후회로 남을 일이다.
파리 드골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17:55분 목적지를 위해 다음 비행기를 타려면 16시간 정도가 주어졌다.
엄격히 말하면 입 출국 절차, 최소한의 잠을 잘 시간, 시내까지 움직이는 시간을 제외하면 불과 여섯 시간 정도가 파리에서 주어진 시간이다.
오후 일곱시가 다 되어 공항을 빠져나온 세 출장자의 행선지는 너무 무계획했다.
물론 항공사에서 예약해놓은 숙박을 위한 호텔을 목적지로 잡는다면, 갈 곳은 명확해지고 망설일 일이 없다.
공항 안내직원에게 호텔로 가는 셔틀 버스 정차장소를 알아 본 후 정류장을 향하는 우리들에게 서른은 족히 넘어보이는 청년이 말을 건넨다. 한국에서 유학 와서 학교를 마치고 결혼해서 아이 둘을 두고 있는데, 좀더 공부를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자로 잰듯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빠듯하게 마추어 예약하여 시계바늘과 같이 여행지를 배회하고, 음식을 간편하게 그리고 싸게 먹기 위해 쉽게 찾을 수 있는 체인점의 패스트 프드를 이용하고, 여행증거품(전리품?)을 남기려 이미 개관시간이 지나 덩그러니 야경만 남겨져 있는 르부르 박물관의 로타리 모퉁이에 서서 풀래시를 터뜨려가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증명 사진 남기기의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서 잠시 들러가는 이국에서 그냥 있기는 뭐하고 관광의 흉내라도 내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충족시켜주는 고마운(?)일을 하는 사람 이었다.
이러한 여행은 한편으론 여행의 묘미를 반감수가 있고 어쩌면 그 여행은 노동으로 끝날수 있다고 생각 했으나, 어쩌랴..
다른 방법이 없는걸..
호텔에 들러 짐을 Check-in을 하고 그 가이드의 안내로 파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문득, 세느강을 떠다니는 유람선을 타봐야 한다는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수박의 겉은 깊게 핥던 얕게 핥던 흉내는 냇고 한가지 행위라도 기억에 남을 만큼 하자는 심사에서였다.
세느강의 11월 밤 바람은 제법 차게 느껴져 몇몇 관광객만이 머플러를 두르는등 무장을 하고 선상위에 서 있었으며, 유리창으로 바람막이를 한 아래층에 옹기 종기 모여 세느강 변의 야경을 둘러보았다.
솔직히 난 혹시 프랑스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그 섬세하고 오밀 조밀한 파리시내의 건축물 보다는 유럽의 시골풍경의 장엄함과 조화로움에 더 관심이 있었다. 건물의 구석구석에 음양의 각을 떠 놓은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지만 내심 그런 것에 대한 관심은 애초부터 없었다.
가이드를 하는 분은 그런 내 심리와는 상관없이 역사와 사건이 어우러진 파리의 건축물에 대해 때론 섬세하고 때론 장황한 내용들의 설명을 끝없이 이어가고 있었다.
루브르박물관, 샹젤리제거리, 에펠탑, 오르세미술관, 노트르담대성당, 개선문, 라데팡스, 콩크르드광장 을 짧은 시간동안 지나치면서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면 몽촌토성을 둘러보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무례한 생각을 하며 서둘러 호텔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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