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는 방송실 문을 잠그고 피가로의 결혼중 편지 이중창”저녁바람이 부드럽게”를 틀자 운동장에 있던 죄수들은 그 음악에 잠시 집중을 하게된다. 한번쯤 더듬어 볼만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감옥 아닌 감옥이 이곳 현장이다.
근무를 하는 날은 일에 신경을 쓰지만, 휴일오후는 늘상 무료하다.
해서 생긴 습관이 현장주변 산책..
현장 주변은 펜스로 통제되어있고, 난 밖에서 생활하는 현지인들의 사는 모습에 호기심이 있다. 펜스 관통해 먼 거리 있는 마을을 보다 보면 분홍색꽃에 파란 잎파리의 눈에 익은 식물이 흔하다. 흔히 유도화라고 불렀던 이 꽃은 한번쯤 꺽꽃이도 해보았음직한 식물이다. 협죽도가 본래 명칭인 이 꽃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북아프리카 라고 하니, 이곳의 야산이나 들판에 가면 쉽게 눈에 띄는 식물이다.
코 딱지 보다 작을 것 같은, 꽃이 앙증맞게 몇 송씩 군락을 이룬 이 식물들(분홍색, 그리고 주황색)은 이름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우리를 보호 한다는 명목으로 10리(4Km) 가까이 되는 현장 주변에 펜스를 쳐 놓고 구석 구석 경비들이 근무를 한다. 그들은 누런색 군복에 이제 총기류도 들기 힘들어 하는 나이든 사람(들리는 말로는 군인 출신을 고용한다고 한다) 들이다. 눈에 총기가 살아있는 몇몇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주변을 산책하는 날은 휴일 오후여서 그저 한가하기만 하다. 난 산책을 목적으로 외곽 지역까지 돌고 있고, 그들은 그들의 근무지인 허접한 망루에서 나와 주변의 한적하며 그늘이 있고,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스마트 폰을 보거나 휴식을 하고 있다가.. 상상치도 않은 나의 출현에 그들은 화들짝 놀라고, 난 예상치 못한 곳에 총을 든 사람들의 인기척에 또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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