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앞 몇평 안되는 잔듸는 삼년 내내 집사람의 눈치를 보아가며 잡풀을 뽑고,
비료를 주고 추가로 잔듸를 구입하여 애지 중지 돌보았었다.
결국 올해는 손을 볼수가 없었던 탓에 중간에 잡풀이며,
처남이 거칠게 다듬어놓은 잔듸를 잠시 머무는 동안이라도 성의껏 다듬어 주고 싶었다.
강한 여름햇볕아래서 이지만
짧게 잘라낸 잔듸와 파라솔 그리고 멀리보이는 산과 농막이 제대로 어울어져 보인다.
내가 텃밭을 구한다는 계획을 몇년째 구상을 하고 있는동안
손아래 처남은 말 나온김에 양평에 번듯한 터를 하나 구입해 놓았다.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한 돈을 마땅학 묻어둘곳이 없었던 그는
나중에 환금을 하더라도 손해를 보지않을,
길가에서 가깝고 네모 번듯한 땅을 구입해놓고 시간이 나면 그곳에 들른다.
내가 있는곳과의 거리는 차로 한시간거리이며
가끔씩 들르던 그는 내가 텃밭에 갈수 없어 주변이 온통 풀밭인것 보고 그냥 있질 못했다.
예초기를 동원하여 길게 자란 모든 식물들을 풀과함께 사정없이 제거를 했다.
풀숲에 삺포시 숨어있던 오미자 덩굴이며, 인동덩굴, 꽈리, 장미, 기린초등
주인의 손에보호받지 못하며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식물들의 목을 사정없이 날려 버렸다.
하긴 그냥 놔 두어도 풀숲에서 풀의 기세에 밀려 살아날지도 모르니
어차피 그들의 운명은 처남손에 달려 있었다.
자생력과 번식력이 강하여 온 텃밭을 점령할 기세로 번져가던 금불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성하던 금불초 군락지를 깨끗하게 정리를 하였다.
하지만, 소나무 밑에서 숨어서 크던 금부초를 별도로 솟구어 낼
시간적 여유는 없었나보다.
오롯이 소나무를 타고 올라온 금불초가 꽃을 피워대니
나름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소나무위로 올라온 금불초 꽃 그리고 그 뒤로 허름하지만 정겹게 보여지는 농막...
맘에 드는 풍경이다.
부용은 제철에 제 자리를 찾은것같다.
화려하고 튼튼하게 핀 꽃을 보면 마음마져 편안해 진다.
뻐꾹나리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조금은 우습게 생긴 모습과 쉽게 볼수없는 희귀성
그리고 우리텃밭에 제대로 터를 잡아 군락을 이룬 때문이다.
올해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눈이 갈수있는 모습으로 자릴 잡아가고 있다.
텃밭의 유실수중 가장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하는 나무가 복숭아 나무이다.
벌써 3년째 열심히 나무에 과일을 달아 보지만
역시 주인의 무지함과 무관심으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꼭 소독은 아니더라도 중간에 솟구어주고,
봉지로 싸 주면 제법 실한 복숭아를 수확할수 있음은 2년차에 경험을 하였다.
하지만 올해도 수 없이 탐스럽게 열린 복숭아를 이번에가서 반을 털어내었다.
물론 나머지 복숭아도 결실을 수확할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냥 아쉬움만 더한다.
올해 열매를 매달 만한 나무들이 하늘높은줄 모르고 키만 커 가고 있다.
둘레둘레 둘러보다 겨우 발견한 자두 하나는 벌레가 먹어 손을 대자 마자 떨어지고,
대추는 몇개 달리지도 못한것이 그나마 날짐승들에게 습격을 당한듯 하다.
지금쯤 붉게 익은 보리수를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였다.
그나마 예상치도 않은 꽃 사과가 작은 나무에서 열매를 맺고있지만
이또한 겨우겨우 연명을 해가는 모습이다.
해서,
과감하게 위로 오르는 가지들을 잘라 버렸다.
전지를 효율적으로 해야 과실이 제대로 열린다고 하나 지식을 습득할 방법이 없기에
그냥 위로 솟구치는 가지들을 치고
내년에라도 열매가 열리면 사람의 손이 닿을 만한곳에 열려 달라는 의미로
큰가지를 중심으로 동글동글하게 잘라 놓았다.
사과나무에 그을음 병과함께 열린 사과는 올해도 제 구실을 못할것 같다.
그나저나 그런 병을 앓고 있는걸 알면서도 주인의 손이 가질 못하니 할말은 없다
숨바꼭질을 하듯 찾아낸 오미자덩굴이다.
주변의 무성한 풀을 뽑고 호미로 김을 매준다.
생각보다 성장이 늦은 때문인지 매번 풀숲에서 헤어나질 못하는것같다.
역시 기대에 못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열매를 달고 있는것이 신비할 뿐이다.
올해는 확실하게 지지대를 해 주리라고 맘 먹었건만
결국 지지대도 제대로 타고 올라가지 못한 덩굴사이로 포도송이가 영글어 간다.
어디서 어떻게 이곳까지 온지 예측이 안되는 식물이다.
물론 이름도 알수가 없고.
제대로 손을 보지않읕 텃밭에 화려한듯 다소곧이 피어있는 꽃.
계속 이곳에 자릴 잡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주인을 잃은 텃밭은 잡풀로 텃밭의 기능을 잃어 버렸다.
사람이건 식물이건 돌보지 않으면 순식간 망가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지난해 6월 동일한 장소의 사진을 올려 망가진 정도를 비교해 보았다.
때늦은 백합꽃이 피었다.
모과나무에는 의외로 모과가 튼실하게 열매를 맺었다.
텃밭 한편의 구석에서는 천남성으로보이는 식물이 뱁의 머리모양으로 올라오고있었고
아주 아주 작은 꽃을 피우는 모시잔대는 겨우 한개체가 살아 남은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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