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등산·여행)

[2003.09.20] 9월 그리고 신불평원

루커라운드 2003. 9. 20. 03:08

 

 

 

산행코스 : 청수골산장(09:00) ~ 청수 좌.우골 중앙능선 ~ 한피고개(11:00) ~ 함박재 ~ 함박등 ~
               영축산 정상(15:00) ~ 신불재(16:30) ~ 파래소폭포(18:00) ~ 청수골산장(19:00)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1차산행기읽던 화요일 부터 시간만 나면 신불평원이 눈앞에 아른 거렸다.
3회에 걸친 신불산행중 날씨가 화창한날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 산행기를읽으며 맑은초가을 하늘에 온 마음이
가 있었다. 산행에서 맑은하늘을 볼수 있다는것은 덕많이 쌓아야 한다느니, 업보가적어야 한다느니 많은 말들이
있지만, 그래도 여러번 산행을 하는것이 맑은 하늘을 볼수있는 확률을 그많큼 많지 않을까?
추석연휴를 길게쉬고 왔기에 휴일이틀을 울산에서 보낼수 있어서 여유있는 산행이 될것으로 기대를 한다.

 

금요일 저녁 사무실회식이 있었다.
이틀연휴를 앞둔 직원들은 맘껏술분위기에 취해가 고 있었다.
음주운전에 걸리지 않을많큼 한두잔만을 마시고 2차로 향하는 직원들을 뒤로한다.
잔뜩 기대를 품고 내일산행을 위해 일찍잠을 청했다.

 

여섯시에 눈을 뜨였다.
구름이 하늘을 덮고있었고 비가 한두방울내리고 있었지만 일기예보는 소나기성 이라고 한다.
구름은 끼었지만 가시거리는 제법 멀리 보였다.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로 보여진다.

 

혼자하는 산행이기에 맘껏 여유를 부리면서 아침을 먹는다.
한끼분의 김밥과 도시락 물두통 그리고 언양시장에서 과일을 사서 석남사 입구에 도착하니 가지산 신불산의 정상은
온통 운무에 쌓여 있었다. 구름에 걸린 도로의 산중턱에서 정상에 올라서면 날씨가 맑아지리라는 기대를 하며 산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배냇골.
배내골 입구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매미(태풍이름)가 지나간지 2주가 지났지만, 군데 군데 매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고 특히 배내계곡의
쓸려나간 길과 복구가 아직 안된 길을 보면서 자연그대로의 모습보다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도로의 흐트러짐이
더없이 황량하게만 느껴진다.

 

이른 아침임에도 계곡 낚시를 하는 팀을 보았다.
견지 낚시라고 하던가?.
뒤에 쫏아가는 사람의 손에는 한꾸러미의 줄에 꿴고기를 볼수 있었다.

 

추석연휴중에 집에서 산행할기회가 있을까하여 등산화를 가져 갔다가 미쳐가져 내려오지 못한 때문에 랜드로바를신고
산행을 해야 한다. 들머리인 청수골 산장의 주차장엔 이른아침이라 그런지 차가 한대도 없었다.

 

9시 산행을 시작한다. 청수 좌우골은 지난 6월 산행을 했었기에 이번에는 시살등 한피고개 함박등을 돌아
영취산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하여 한피고개를 향해 올라간다.
청수 좌우골에 비하면 경사도는 완만했지만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한피고개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 되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한피고개에 올라서는 순간 앞을 분간할수 없는 안개가 주변을 스치며 지나갔다.
시살등 함박등의 펼쳐진 풍경을 보려던 기대가 한순간에 깨진다. 멀리 신불산공원묘지기 보이고 정상까지 3.0Km의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능선을 따라 영취산 정상을 향해 걸어가는길은 가면 갈수록 안개에 묻혀 미궁속으로 빠져 들어 가는 것 같았다.

 

능선우측길을 따라 가다보면 낭떨어지 길과 북동풍의 강한 바람, 그바람으로 발생한 안개로 인해 시계는 불투명해 지고
홀로하는산행에 두려울정도로 강풍이 몰려왔다. 그 강풍을 피해 좌측의 우회길로 가다 보니 내려가는길이 나타나면,
하산하는 길이 아닌가 하고능선까지 다시 올라가 갈림길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다시 진행 하는 횟수가 서너차례
마침내 청수 좌우골과 만나는 길을 10분여를 내려와서야 잘못됨을 감으로 느끼며,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다.

 

능선위쪽으로는 전혀 감을 잡을수 없을 많큼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어, 휴식을 취하면서 과일로 갈증을 달래며 십여분을 기다리니
한팀이 내려오고 있었다. 영취산 정상을 가려고 길을 물으니 잘못들었다고 한다. 십여분을 올라가서 좌측의 능선을 따라 가야 한다고했다.
그들도 다른 코스를 택해 영취산을 간다고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그들과 합류하였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능선아래로 내달았다으며 그들을 따라 20여분을 내려갔을때, 지난 6월에 올라오던 청수 좌우골의 중턱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나와 거리를 두고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난, 홀로 다시 온길로 발을 돌렸다. 맨발 산악회라고 배낭에 단 리본을 보았는데
나의 산행행태로는 아직도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산에서 만난 사람이 길을 물으면, 잘 몰라서 물었을진데 정확히 그리고 친철히 가르쳐 주었으면 했는데..
결국 한시간 정도를 더 올라가 영축산으로 가는 능선에 올를즈음 좌측의 능선이 안개에 걷히며 나타났다.

 

조금더 일찍 안개가 걷혔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조급해 지기 시작했다.
신불평원에서 맘껏 시간적 여유를 갖으려고 했는데 영취산 정상근처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오후 세시가 가까와 졌다.
산행 시작시간으로 보면 여섯시간이 지났다.

 

영취산 정상을 우회하여 신불평원방향으로 서니 신불평원에는 끈임없이 안개가 밀려왔다가는 사라지곤했다.
신불산은 보이지를 않았다. 청수골로 내려가는 길도 결국 혼자 가야하기에 산행을 서둘렀다.
맑은하늘과 너른 평원을 한눈에 보고 싶었던 산행은 신불평원이 안개에 가려지고  시간에 쫏기어 여유롭지 못하게
지나치고 신불재까지 허둥거리며 간다.

 

신불재에는 세방향으로의 이정표만이 나타나 있다. 신불산, 영취산, 가천마을..정작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의이정표는 없었다.
신불대피소로 갔다. 아는길도 물어 보라 했는데.. 이정표에 나타난 신불대피소에서 판매하는 막걸리란 글도 대피소향하는데
한몫을 했었으리라.

 

등산객 두분만 대피소에 있었다. 대피소 주인장은 없었다 여자 한분과인터넷카페 life for aroma(?) 주인이라며 인사를 건넨다.
막걸리한잔을 나누어 마시고 있을즈음 세명의 산꾼들이 들이닥친다. 자주 그곳에 오는 사람들로 나를 제외하면 모두 안면이 있는
사람들인듯 하다. 그날 산장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란다.

 

갈길을 재촉하는 내게 갈림길 까지 쫒아와 자세히 길을 알려주는 주인장에게 산사람의 냄새를 느끼며 고마움을 표한다.
청수골로 내려오는 길은 생각 보다 길이 헸갈리거나 험하지안았다. 산허리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하며 계곡이 저번산행에
기억속에 묻어나 조급함이 덜해진다. 파래소 폭포로 가는 길에 도착하니 이미 여섯시가 가까와 오고 있었다.

 

힘은 들었지만 파래소 폭포를 가보고 싶었다.
오늘 기대만큼 산행이 만족치 못해 무엇으로라도 보상받고 싶은 심정이 작용했나보다.
파래소 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갈림길로 나오니 길이 어둑어득해 진다.
신불산 휴양림을 찾는 차량들이 라이트릴 켜며 들어오고 있었다.

 

청수골산장에 도착하여 차에 올라 시간을 보니 오후 7시 산행시작후 꼭 10시간이 걸렸다.
그리 효율적인 산행이 되지 못함에 억한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산은 쉽게 자신의 모습을 들어내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와
전문산악인 혹은 지리를 잘 아는 산꾼이 아니면 가이드를 받아가며 함께산행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맘편하게 산을 오를수 있는 방법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

 

다음날 일요일 아침은 왜 그리 날씨가 맑던지 마음 같아서는 다시한번 맑은 산을 향하고 싶지만 어제 무리를 했는지 근육들이 뭉쳐서 풀리질 않는다.
그래도 날씨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태화강변에 몇컷의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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