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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14] 광치계곡과 아침가리 트래킹

루커라운드 2012. 7. 14. 10:34

 

"한동안은 뜸하겠지~~!!"

 

네팔을 거쳐 귀국을 한 후 처음 맞이하는 휴일 꼼짝을 않고 침대에 등을 기대고 있는 나에게 집사람이 한 말이다.
현장에서의 고된(?) 생활과 귀국 중 일주일 정도의 네팔 트래킹으로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얼마간이나 그렇게 움직이지 않고 있을지 두고

보겠다는 어기 지름 식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리 애타게 실행해보고자 했던 워킹은 거의 석 달 동안 회사와 집 그리고 집안일로 모든 신경을 집중시킨 때문에 잊힌 채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걷기 공지에 대하여 신경을 써왔던 터라 광치계곡을 둘러보고 아침가리골 트래킹코스로 올라온 공지에 지난주 내내 신경을 집중

시켰다. 결국, 비 올 확율 거의 100%에 달하는 일기예측을 하면서도 그동안 별러왔던 워킹을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보존되어있다는 광치계곡, 원시림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1급수 계곡을 트래킹 할 수 있다는

아침가리골.. 이런 광고성 글에 끌려서 길을 나선 것은 아니다.

 

단지,
나자신이 자연과의 접촉으로 Healing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었을 것이고 그런 필요성 때문에 굳이 인터넷을 뒤져 여행에 대한 분위기를

들 띄워서 아주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여 가기보다는 그저 누가 내 몸을 끌어주는 대로 따라가고 싶었다.

 

버스는 양구를 가기 위해 춘천을 거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나만의 고정관념인가?)을 불식시키며 화양강 휴게소에 잠시 머물렀다 신남에서

46번 국도 소양강을 따라 남면을 지났다앞으로는 소양강이 보이고 뒤로는 파라호가 보이는 사명산행의 시작점을 지난다. 수년이 지났건만

지형의 특이성 때문에 기억이 생생하다.

 

광치계곡에서 3시간 정도 가벼운 등산을 하고 점심을 먹은 후 아침가리골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세 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계곡은 맑은 물이 제법 깊게 흐르고 있었다. 계곡을 건너기 위해 내를 가로지른 줄을 잡고 건널 때는
가슴까지 물이 차올랐다. 6Km 정도 거리의 계곡을 빠른 걸음으로 조경동 다리를 돌아오려면 적어도 예닐곱 시간이 필요한 코스였다.
물의 흐름을 따라 계곡을 내려오는 시간이 세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결국 계곡의 중간 정도에서 턴을 하기로 한다. 비가 오는 계곡의 바위를 딛고 움직이는 위험함과 시간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오히려 계곡 중간에 한적한 곳에서 물놀이하며 시간을 보낸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통상, 카메라를 들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던 난, 오늘은 사진을 찍히기 위한 피사체가 되었다.
워킹을 다녀온후 올라온 카페의 사진 속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