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새오름부근에서 본 백록담>
인천 연안부두를 출항하여 밤새운항을 하던 카페리호는 늦은 아침이 되어서야 제주항을 들어서고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3등객실에 널부러져 자고 있었고, 로비와 복도마저도 웅크리고 자고 있는 사이에도 아침은
오고 있었다. 산행을 목적으로 떠난여행은 일상에서 탈피한 조금은 들떠있던 마음을 다음날 산행을 위해
휴식과 차분함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어떤사람은 선체에 들어오자 마자 잠을 자기위한 도구들을 끌어모으며 구석자리로 향했고, 어떤사람은 술판과
먹을것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었다. 선박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와 내일아침 산에 오를생각에
일찍눈을 부치려 하나, 선내 방송에서는 이런 저런 이벤트와 선상불꽃놀이를 홍보하느라 쉴틈이 없었다.
밤 열시가 되어가는 시간에 방송에서는 불꽃놀이를 시작한다고 했다. 갑판위로 올라가니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은
바다로 쏫아질드시 낮고 넓게 깔려만 있었다. 검푸른 밤바다와 밤하늘 높이 불꽃놀이를 구경나온사람들과 한잔술에
흥에 겨운 사람들로 갑판위는 발디딜 틈이 없어 보였다. 스피커를 통해 크게 흘러 나오는 춤곡과 흥청거리는 사람들
사이에 잠시 몸을 맞겨보는 순간 수직의 선을 그으며 하늘높이 솟아오르른 불의 꽃들이 온하늘을 덮어 댄다.
길게 넓게 그리고 수직으로 다시 그점에서 사선을 그으며 삼십분정도의 밤하늘을 수 놓는걸 불의 행적을 즐겼다.
망망대해의 일출처럼 무감동한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것도 수평선으로 낮게 깔린 옅은 안개속에서
밝아 오는 여명은 일출이란 단어의 신비감을 앗아간다. 가끔씩 보이는 고기잡이 배로 인하여 아주 삭막함은 덜었지만,
섬과 소나무 그리고 파도..
이런것들과 어우러져 솟아오르는 일출을 기대한다면 제주로 향하는 선상에서 동쪽수평선을 보며 기대할 일은 절대 아니다.
밤새 흔들림없이 부드럽게 순항을해서 계획된시간에 정해진 항구로 정박해야 하는 상상과는 달리 계획보다 삼사십분
이런것들과 어우러져 솟아오르는 일출을 기대한다면 제주로 향하는 선상에서 동쪽수평선을 보며 기대할 일은 절대 아니다.
밤새 흔들림없이 부드럽게 순항을해서 계획된시간에 정해진 항구로 정박해야 하는 상상과는 달리 계획보다 삼사십분
늦게 항구로 들어서며 하선을 한 시간은 오전 9시가 지나서였다.
<제주항을 들어서며>
팜플랫에서는 어리목~윗새오름(백록담을 오르기위한 갈림길:이코스로 백록담을 오르는것은 휴식년제때문에
통제를 하고 있었다) ~ 영실 네시간정도 소요되는 코스라고 소개를 하고 있었고, 성판악을 출발하여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은 여덟시간으로 소개 되어있었다.
후자의 코스는 산행기점으로 이동하여 열시부터 산행을 한다고해도 8시간의 산행시간코스를 택한다면 저녁 여섯시나
되어야 하산을하며 일곱시에 다시배가 제주에서 인천으로 향한다면 조급한마음에 여유로운산행을 한다는건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그 코스는 여섯시간 반정도면 산행을 완료할수 있는 코스라고 나중에 들었다)
더구나 별러서 온 제주의 한라산을 카메라에 담으며 눈을 호사시키려면 여유있는 산행은 필수였다.
더구나 별러서 온 제주의 한라산을 카메라에 담으며 눈을 호사시키려면 여유있는 산행은 필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판악코스 보다는 윗새오름를 거친 영실코스가 한라산풍경의 백미라는 소릴 듣고 지체없이 전자의
코스를 선택한다.
<만세동산에서 제주시내를 내려다 보며>
산행에 대한 거리감은 나이에 따라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걸 느낀 산행이었다.
그때…
스물도 안된 혈기왕성한 그 나이에 앞이 잘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헤쳐나가 만세동산을 지나 백록담에 올라 산아래
안개를 보던 감회, 그리고는 오백라한을 거쳐 영실로 내려오는 그코스가 그리 멀게 느껴져, 이번 산행 전까지만해도
한라산의 가장 긴 코스로 산행을 했었다고 굳게 믿고 있었으나, 오늘 네시간이라고 하는 상대적으로 짧은 산행코스
였음을 알고는 조금은 실망(?)을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늘수밖에 없는 지구력과 조급함을 떨쳐버릴수 있는 안목을
새삼 느낄수 있다.
그건 분명히 나이차이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그때.. 백록담에 올랐을때..>
어리목을 출발하여 만세동산입구까지는 땀을 흘려가며 쉬지않고 꾸준히 발걸음을 띄어놓는다. 조금후 변해있을
주위 풍경을 상상하면서 조금더 여유를 가지고 풍경을 보자는 마음이 솟구쳐 오르는 땀을 주체 할수 없어도 앞으로
나가게 하는 이유일것이다. 중간중간 중년의 남녀들과 단체로 산행을 하는 고, 대학생들의 무리를 뒤로하고 넓은
평원이 나타날때까지 한시간 정도를 쉬지않고 올라갔다.
맑고 푸른 하늘이 시야가득 들어온다.
맑고 푸른 하늘이 시야가득 들어온다.
새벽 산행시 운좋게 일출을 본다거나, 한라산의 중턱에서 제주시내와 백록담을 선명하게 볼수 있으려면 삼대가 덕을 쌓았어한다.(산.사.풍.경 각색..^*^)
만세동산에 도착한 것이다.
만세동산에 도착한 것이다.
다시 평평하여 산책길 같은 길을 한시간정도걸어 윗새오름에 도착 한다. 한눈에 백록담에 시야 가득 들어온다.
신비하고도 태고의 멋을 간직한듯한 백록담의 장엄함에 잠시 숨을 멈춘다. 산행시작후 두시간이 흐른 시점이다.
여행사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을 먹고는 윗새오름에서 기념촬영을 한후 영실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뒤 돌아보며 철죽과 어울어진 백록담을 기억에 그리고 파인더에 담으며 산모퉁이를 돌즈음..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 보는듯한 풍경들이 눈에 펼처진다. 오름이라고 했던가..
성산 일출봉이 어슴프레 눈에 들어오고 짓푸름을 더해가는 제주의 서해로 뻣어나간 능선길따라 하산을 하는 등산행렬의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 보는듯한 풍경들이 눈에 펼처진다. 오름이라고 했던가..
성산 일출봉이 어슴프레 눈에 들어오고 짓푸름을 더해가는 제주의 서해로 뻣어나간 능선길따라 하산을 하는 등산행렬의
모습도 어찌 그리 정겨워 보이는지..
좌측으로는 깍아지른 낭떨어지와 어울어진 오백나한을 옆으로 해서 중턱으로 내려오는 길은 걸어도 걸어도 한없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산행을 지체한 덕에 영실에 내려와 기다리던 관광버스에 가장 늦게 오른다.
세시..
배를 탈 시간까지는 네시간이 남는다. 흘린땀을 가볍게 닦아내며 해수 사우나를 하고, 근처에서 멍게와 소라로 가볍게 맥주를
한잔하고 항구로 돌아오니 출항시각이 거의 다 되었다. 돌아가는 선상에선는 산행후의 가벼운 마음과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이 어울어져 올때보다는 술로서 들뜬 분위기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하지만..
산행으로 인한 피곤함은 자정을 넘지기 못하고 뱃소리만을 남겨두고 모두 잠속으로 빠져 들게 하였다.
산행으로 인한 피곤함은 자정을 넘지기 못하고 뱃소리만을 남겨두고 모두 잠속으로 빠져 들게 하였다.
<영실코스를 내려오며..>
영계들만 갔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모니터링 하면서 집사람이 한 말이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모니터링 하면서 집사람이 한 말이다.
어느덧…
회사 산악회에서는 원로회원으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는것이 씁쓸한 감정을 실감케 한다.
회사 산악회에서는 원로회원으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는것이 씁쓸한 감정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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