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투루크메니스탄

[2011.03.13] 투루크메니스탄 - 걷기

루커라운드 2011. 3. 20. 13:35

 

 

 

 

댐 ;

캠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는 댐은 아프가니스탄 지역으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물을 저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에서 가을을 거치면서 건기를 보이는 이곳의 댐은 늦가을과 겨울에 댐의 바닥까지 보이다가 우기가 시작되는 늦겨울 이후에 넓은 평원을 담수원으로하는 댐은 물을 가득 머금게 된다.
이 물은 곧이어지는 봄의 농번기때 식물을 재배하기위한 수원으로 사용하는데, 갈수기때보다는 수질이 그나마 깨끗하게 보인다.

 

낚시 : 
휴일인 오늘은 그곳으로 낚시를 하러 갔다.            
말이 낚시지 일요일 한나절을 캠프에 갇혀지내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 김밥을 말고 라면을 챙겨서 밖으로 나가기 위한 핑게일게다. 물론 이곳으로 오기 전 여가의 일환으로 낚시장비 (릴이나 루어, 낚시바늘이며 낚시줄 등)를 충분하게 준비해 오기는 했지만, 오늘 아침 그 풍부한 낚시 장비를 낚시터에 풀어놓았을 때, 그 어느 누구도 익숙하게 낚시도구를 어울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낚시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직원을 중심으로 낚시대에 바늘을 묶고, 미끼를 끼워 그 넓은 댐으로 낚시대를 던지지만 낚시바늘은  좀처럼 원하는 수면위로 날라가지를 않는다. 
일찍 낚시를 포기하거나 지쳐 버린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거나, 텐트를 치고 깔아놓은 자리를 잡아 화투놀이를 즐기고 있다.

봄..풍경..걷기 : 
일을 위해 이곳에 나온 때문에 주의깊게 계절의 변화를관찰하지 안으면 시간의 흐름을 의식할 수가 없다. 무채색이 기본인 이곳에도 꽃은 피고있다. 매화꽃… 고국에서는 지금 매화꽃이 피었을까?  이제 점심을 먹고나면 조금은 지루해 질것이다. 10여Km떨어진 캠프로 걸어가야겠다. 이곳 투루크 메니스탄의 봄풍경을 보면서..어제저녁부터 준비 해 놓은 약간의 간식과 물을 배낭에 담고 여유껏 캠프를 향해 걸어야겠다.

걷기 : 
외형으로 보면 허접스러우리만치 황량한 이곳의 봄길을 걸으면서 내 생에 가장화려한 기억에 남아있는 소백산자락을 걷던 봄날이 떠오른다.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 언젠가는 이곳 또한 기억의 한 부분으로 기록 되어 질 것이다.  그리고는 문득 문득 이곳에 대한 기억을 하면서 그때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걷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가 확실해 진다.

봄 : 
이 나라의 어떤 시인은 봄이 오는 풍경을 그들의 정서로 노래하고 있을 것이다.
어찌 생각하면 지리산자락에 둥지를 틀고 자연의 조화를 몸소 느끼며 글로 말로표현하는 이원규 시인이나 버들치 시인이 보는 풍경과 무채색으로 일관된 이곳 대지에서 간간이 볼 수 있는 꽃들의  풍경이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를까?
그것이 어떤 꽃이든 어떤 지역이든 계절마다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종류의 식물이나 꽃들이 피어 계절의 흐름을 알려줄 수 있다면, 그 보다 고마운 것이 무엇일까? 라고 생각 하면 내가 자연으로 한 발짝 더 가야 할 이유가 한가지 늘어난 것 같다.

풍경 : 
끊임없이, 바쁘게, 수없이 밀려들어오는 문명을 받아 들이며 살아가는 우리는 가끔씩 시간적 여유를 찾아 한편의 시와 한음절의 노래에 공감하고는 한다. 
물론 그 표현 또한 시대에 맞추어 바쁘고 선진화 되어 간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결코 멀지도 안았던 60년대의 우리 환경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만의 정서는 어찌 보면 잃어버린 우리의 정서를 한번쯤 생각하게 만든다.
그때 그분들은 가는 봄을 아쉬워하면서,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고, 따라서 봄날은 간다고 애절하게 읊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외형적으로 무덤덤한 이곳사람들의 표정에서 찾을 수 없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계절이 변화하는 마음을 느끼고 있겠지.

다만..겉으로 나타난 그들의 표정에서 우리가 그 모습을 찾을수 없을 따름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