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일
투루크메니스탄 날씨의 진수는 깊은 겨울에서 느즈막한 겨울로 가는 저녁나절의 시원스러움에서 도 찾아볼 수 있다.
이즈음의 이른 아침은 안개를 흠뻑 머금은 날씨다.
여름 내내 땡볕으로 지내야 할 사막날씨를 생각한다면, 상상하기 힘든 날씨이다.
눈앞의 지평선에서 불끈 솟아 오르는 사막의 여명이 저녁 무렵이 되면 옅은 구름 사이로 붉은 노을까지 동반한다.
가끔 심술스런 바람이 모래를 동반하지만, 복중의 날씨와 비교되는 낮을 보내고 또 해가지고 나면 서늘한 바람이
약간의 습기를 머금고 불어온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나면, 산책이라도 가고픈 충동에 체력단련당으로 몸을 옮긴다.
한시간 정도의 적당한 런닝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며 바람을 맞는 기분..
그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투루크멘 날씨의 진수라는 것이다.
숙소로 오는 지름길을 마다하고 이곳 저곳 갈지자를 그으며 숙소근처에 도착할 때쯤이면 날씨에 대한 느낌이 작은아쉬움으로 변해간다.
숙소와 바깥과의 경계를 만드는 펜스의 가로등 밑에 앉아 괜스리 하지 않던 독서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정작 책은 읽지 안더라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 밖으로 나와 한동안을 서성여 본다.
2월1일 새벽
디스이즈 투루크메니스탄.(This is Turkmenistan!!)
약어로 표기하여 TIT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때 그때 달라요.” 라던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 라는 개그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문장의 뜻으로 해석해도 될 것이다.
“여긴 투루크 메니스탄 이라니까..” 라는 말로 결론을 지어야 할 것 같다.
어제 한장에 걸쳐 투룩의 날씨에 대해 늘어놓던 칭송(?)을 불과 하루가 지나지 않은 오늘 철회하려 한다.
날씨에 대한 느낌기록하고나서 새벽한시 가까이 밀렸던 영화를 보다가 늦은잠에 빠져 들었다.
너무 늦은 취침으로 인하여 내일은 조금 피곤하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제법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창문을 뒤흔드는 소리가 잠을 설치게 한다.
매케한 먼지냄새가 나면서 강한 바람소리가 들린다. 숙소에서 이렇게 바람의 소리를 강하게 들어본적 도 없는 것 같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아 시계를 본다.
워낙 강한 바람소리에 깨어난 때문에 제법 시간이 지난줄 알았다.
한시 사십구분 불과 오십여분의 수면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것은 예사롭지 않은 바람소리 때문이었다.
침대위로 내려앉는 먼지..
숙소로 날라 들어오는 먼지..
식당, 화장실의 먼지..
늦은취침으로보다 더 쉽지 안은 하루는 먼지로 인함일것이다.
섯불리 날씨에 대하여 이야기 하지 말아야 겠다.
하지만, 이런 날씨 마저도 나름대로의 느낌으로 간직하고 싶다.
아주 오래된 지난날에 힘든 모랫바람과 더위로 무장한 열사의 나라가 가끔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어 떠오르듯이
제법 세월이 흐른 후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 고 말하고 싶은 때를 대비하여
이 모든 느낌을 간직하고 싶다.
2월1일 낮
겨울이 가는가 보다.
계절이 변하느라 날씨는 아마도 이렇게 변덕을 부리나 보다.
최근 낮의날씨가 그리 더웁게 느끼지지 않았건만.. 오늘은 에어컨을 켜야 할 만큼 무덥다.
거의 30
가끔 먼지바람.. 그렇지..
이렇게 또 중동과도 같은 날씨속으로 빠져 드는게 맞는거지.
불과 몇십일정도의 겨울을 뒤로하고..
2월1일 저녁
다시 서늘한 날씨로 기후가 변하였다.
퇴근하는 차안에서 바라다 본 차창밖의 풍경이 평소 볼수 없었던 날씨와 분위기이다.
서쪽으로 해는 기울어 가고 있고 노을은 너무 선명하다. 종 잡을 수 없는 날씨에 대하여 언급을 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저녁이 깊어 갈수록 양철 샌드위치 판넬로 만들어진 캠프의 지붕위로 빗방울이 소리를 내어 뿌려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는 그렇다 치고..최근 현장에 아주 무게가 많이 나가는,
그래서 현장에서 중요한 행사로 여겨지는 중량물 설치시점이 다가 오는데..
그런 기후의 변화로 인하여 혹시 중량물 설치의 변수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나는 그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지만, 그 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애씀이 허사가 되거나 반감되지 않기를 바랄 뿐 이다.
투르크메니스탄 날씨가 오는 봄을 준비하기 위해 너무 변덕을 떨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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