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에는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저녁을 겸해 술 한잔을 했었다. 몸 컨디션은 어떤지 잘 판단이 되지 않지만 정상은
아닌듯하여 조심조심 적응해 나가려 하지만 열흘이 지났는데도 컨디션은 평소와 같지를 않다.
이곳은 남부지역 욜로텐(작은 소도시)에서 10Km정도 떨어진 사막에 현장을 위한 Camp를 지어서 사는 때문에 휴일에는 욜로텐이나
주도가 있는 마리로 외출을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일의 무료함을 달래거나, 현지인이 사는 모습에 호기심을 표하며 그리고
약간의 생필품(예를 들면 물 티슈, 기호식품, 필요 의류품)을 사기 위해 외출을 한다.
조금 조심을 해서 술을 먹건만 끝날 때쯤 이면 항상 생각했던 양보다 과음을 하는것은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조금 힘이
들긴 했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휴일의 자유를 버릴 수 없어서 알람을 마추어 일어나 나름 외출 계획을 세웠다.
일단 욜로텐으로 가서 실크로드를 따라가던 옛 상인들이 머물다 갔을 오아시스
(지난주 버스로 시내를 통과하면서 본 거리의 구조가 가히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거리가운데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인도가 있고 주변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심겨져 있었던듯한 가로수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그 주위로는 물길이 돌아
나무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게 보였는데 그 밖으로 난 자동차 도로는 분명 자동차가 세상에 나온 이후에 인도를
보존하면서 새로 생긴 길일 것이다)
가 인상적이었으니 그 오아시스를 보고 몇 가지 생필품을 쇼핑 한 다음 걸어서 캠프로 오려했다.
아직 그곳에서 캠프까지 걸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혹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거리가 정확이 어느 정도 되는지 차도 말고 걸을 인도는 있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현지인 중 의사소통이 가능한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하니 별 문제가 없을 거 라고 한다.
그의 말을 빌면 시내서 캠프까지 약 10Km정도라고 하니 놀며 쉬며 세시간정도면 가능하리라.
그 계획에 마추어 버스를 기다리는데.. 승용차를 가지고 머릴 깍으러나가는 직원이 자리가 남으니 같이 가자 한다.
이곳 사람들 특히 사무실에 근무하지 않는 사람들은 영어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일단 관리 직원이 우리가 가는 곳에 대한 개략 설명을 운전수에게 해주었지만 먼저 와서 근무하던 직원의
투루크어를 몇자 섞은 바디 랭귀지를 무기로 머리를 자르는 동안 시내를 돌아보았다.
바자르(재래시장)..
그곳은 넓은 대지위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상가를 만든 곳으로 우리나라가 사람 사는 곳에 상점을
내어 생활 하는 것과 다른..그러니까 필요에 의해 멀리서 장을 보러 사람들이 모여들어 장을 형성한듯 하다.
시장근처는 차량으로 복잡하고, 시장 안은 미로 같은 상점과 작은 골목에 사람들이 스치며 복잡하다.
축산물을 파는 곳, 채소며 과일을 파는 곳, 의복 구두를 파는 곳, 곡물을 파는 곳 전자제품 그리고 장을보러 온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식당, 자동차며 자전거 따위의 기계부품들을 파는곳 비닐종류를 파는 곳 불과 한 시간 정도를
스치듯 지나치며 본 것 들이다. 그런 상점들이 구역 구역 모여 수많은 점포들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특히 의복이나 구두
비닐 파는 곳을 지날 때는 그 특유의 고약한 냄새로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식당 앞을 지날 때는 제법 구수한 고기 굽는 냄새며 만두같이 생긴 빵 종류 그리고 야채와 고기를 넣어 만든 볶은 밥은
현지음식을 체험해야만 한발 그들의 문화로 다가서는 듯 한 느낌이 들 것 같아서 먹어 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다.
하지만 먼저 이곳에 도착하여 생활하는 사람들이 물이 맞지 않아 배알이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통상적으로 도착 일주일 정도면 설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수질이 좋지를 않은 때문이라는 츠측 이다. 이후 얼마 동안은 장염과 같은 증상(배가 쿡쿡 쑤실 정도로 아프며 혹자는
오한이 들기도 한다고 하니 장염 증세와 같다) 때문에 섣불리 길거리 음식을 접하기가 두려웠다.
언젠가는 현지에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이 되면 음식을 먹어보리라 생각만 하면서 사진에 담는데 제법 맛있게 생긴
볶음밥을 현지인에게 포장을 해서 팔며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한다.
야채와 과일 파는 노점상은 한곳에 밀집되어 있는데 어느 나라를 가던 야채와 과일 파는 곳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풍족함을 느끼는 것 같다. 이곳에도 상점은 대부분은 여자들에 의해서 판매가 되고 있었다.
이곳의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한시간을 눈결에 보내고 마리로 향한다. 물론 그곳에도 꼭 가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그곳에 대한 호기심이 그곳으로 향하게 만든 것이다.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마리에 도착한다.
바람의 딸 한비야가 쓴 걸어서 지구 세바퀴반(중앙아시아)편에서 그녀는 마리에 대하여이렇게 기록을 해 놓았다.
“낙타허리가 휘어지도록 비단과 도자기를 실은 대상들이 여기 마리에 집결했다가 인도나 페르시아 유럽 아시아로 갈라져 갔던 길”
지금 그들이 그렇게 모였다 헤어졌던 흔적도, 아니 느낌 이라도 느낄 수 없지만 난 지금 그옛날 나름 융성했던 그 도시로 발을
들여놓으며 나름 작은흥분이 함께함을 느낀다. 아직 내 맘대로 길을 걷거나 계획하지 못하지만, 얼마 정도 후면 나름 내가 가 보고
싶은 길을 가기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우리가 내린 곳은 역시 상점이 있는 공원 근처, 길을 건너 상점을 들러 구경을 하지만 여기서도 전자제품, 의류수선, 꽃집은
욜로텐과 유사하지만 규모는 투루크 메니스탄 제 3의 도시(?) 답게 다양하고 많은 물품들이 전시되어져 있다.
또한 이곳은 기차가 도시를 관통하는 지역이다. 야채와 과일을 파는 재래시장의 규모만 봐도 엄청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멜론과 수박을 파는 곳을 지나다 아주 많은 수박 실은 차량을 사진에 담으려 그들에게 몸짓으로 허락을 받는 과정에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껏 돌아다니며 살펴본 그들의 표정은 무표정 했었다. 아니 그들이 내 표정을 보며 무표정했기에
그렇게 반응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많은 수박을 실은 차량을 사진에 담겠다며 카메라와 웃음을 함께 보내니 그들의 표정도 웃음으로 답하더니 자기도 사진 속에
넣어 달라고 한다. 그렇게 사진을 찍은 후 카메라에 담긴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더니 좋아 죽겠단다.
그 이후로는 그 옆의 과일 파는 사람, 부부, 가족 등등 그들과 관계되어있는 사람들을 돌아가며 찍으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함께 사진을 찍자는 제안에, 또 한 사람은 나를 찍어주겠다며, 양배추를 들고 자세를 이리저리 교정해 주면서 연출까지 시킨다.
또한 카메라에 담겨지는 그들의 모습을 주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동안 외부인과 접할 기회가 없었던 그들은 내가 그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된 후로는 말을 걸어오고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해온다.
주위를 둘러 봐도 그들의 눈으로 보이는 외국인은 별로 없는 듯 하다.
결국 그들이 나를 경계 한 것이 아니고 내가 그들을 경계하고 있었던 거다.
숙소로 가기위하여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는 도중 기념비와 같은 동상이서 있는 곳을 지나치는데 결혼을 한 신부와 가족 친구들로
보이는 군중들이 함께 움직인다. 그들은 옛날 우리가 그랫던 것 처럼 카메라와 테이프로 기록되는 비디오로 결혼 축하장면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 허락을 구하니 역시 표정이 금방 바뀌어 사진 찍는 모드로 포즈를 취하며, 그들을 촬영하던 사람은
오히려 그들을 찍는 나를 비디오에 담으며 웃고 떠들썩 해 한다.
9월은 신부는 그저 수줍게 얼굴을 가리고 웃고 있었고 투루크메니스탄에서 두번째 휴일이 지나가고 있다.
PS1 : 대형수퍼마켓에서 구한 생필품의 값을 기록해 본다.
석류쥬스팩 - 우크라이나수입 – 7.3 마나트 (1마나트 = 약 400원)
휴대용물수건(60장들이)Pack 2.8 마나트
생수(터키수입품1.5리터) 3.2 마나트
과일요거트 – 러시아수입 - 개당 0.95 마나트
GAYMAK 500 20%(요거트) 투루크산 3.3 마나트
재래시장에서 사과 1 Kg 6 마나트
점심식사 – 양고기 등 5인 식비 91 마나트
PS2 : 오늘 생존을 위해 알았어야 했던 러시아어를 생각 나는 대로 정리해 본다.
숏 빠좔-스따 (계산서좀 주세요), 흘롑 (빵), 바라니-너 (양고기),
스비니-너(돼지고기), 살랏~(샐러드), 나비-떡(음료수),
모-즈너 파따그라피-로바찌 즈제-씨(이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됩니까?),
하라쇼(알겠습니다), 다(예), 니엣(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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