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지명을 방문하고 기록을 남기더라도 현장에서 일을 하다 들렸다는 여행기록은 배낭여행이라던가 패키지여행을 하고
돌아가서 작성한 여행기록에 비하면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나만의 느낌을 갖는 것 일까?
오늘이 토요일이니 수요일 현장근무를 시작한지 나흘째 되는 날이다. 이슬람교의 종교행사인 라마단이 끝난 축제일이라 현장은
휴무를 하였다. 일찍 이곳에 도착하여 고행을 하던 직원들이 오랜만에 휴식을 하는데 동참을 하게 된 것이다.
댐으로 점심식사를 하러 간다고 했다. 일종의 야유회로서 숙소에서 약 삼십분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댐은 1910년 러시아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강은 남쪽에서 흘러 들어오는, 그러니까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지나 이곳으로 흘러 내리는 강물은 원천은
만년설이 있는 산맥으로부터 발원을 한다고 하며, 암반과 사막을 거치면서 흙탕물로 변해 있었다.
댐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아 보이지만, 담수를 할 수 있는 지역이 평원 이다 보니 어마어마한 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산과 산 사이를 막아 댐을 만든다면, 일정량의 물을 모으기 위해 제법 높은 댐을 쌓아야 하지만, 끝없이
너른 평원에 물을 담는다는 일은 불과 몇 메타의 수위를 모으려 해도 아주 많은 량의 물이 필요할 것 같았다.
댐 밑의 마을은 항상 수원을 끼고 살아서인지 다른 마을보다 안정되고 풍요로워 보였다. 하지만, 습기가 없이 말라버린
땅은 왠지 사람들의 마음까지 마르게 하지는 않는 걸까 하는 상상도 해 보았다. 우리가 앉아서 음식을 먹고 쉬던 곳으로
젊은 처자 몇몇이 쌍을 이루어 결혼식 피로연을 하기 위해 들렀다. 특별한 풍경도 특이한 시설도 없는 이곳에서 결혼을
한 후의 나들이장소로 택하는 곳이란다.
잠시 짬을 내어 댐 주위의 마을을 돌아보았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이 감도는 마을 집 앞에 아이들과 하릴없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족, 그리고 어디론지 가고 있는 말을
탄 노인의 모습을 보았다. 카메라를 보이며 사진한컷을 찍겠다는 의미를 전달 받고는 기꺼이 포즈를 취해주고, 액정상으로 사진을
보여주자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에 소박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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