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걷기·도보)/경기옛길영남길

[2024.01.09]경기옛길 영남6길

루커라운드 2024. 1. 14. 11:09

 

 

 

경기옛길 영남6길을 걷는 날 눈이 내린다. 

눈 오는 날 외출한 날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직장에 다닐 때는 기후와 상관없이 움직여야 했지만, 일손을 놓은 이후로는 불편함을 주는 날씨에는 특별한 일 없이 밖으로 외출을 삼가 했었다.

기억 속에는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전철이나 대중교통으로 인파가 몰리던데, 이제는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전철역은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이다. 잠시 역방향 눈 속으로 지나가는 전철을 바라다 본다.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인지 전철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용인 운동장.송담대 역까지 두번의 환승을 하고, 그곳에서 지난번 도보를 마친 지점인 곱등고개까지는 택시로 움직인다. 집에서 출발하여 오늘 걷기 시작하는 지점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꼬박 두시간 정도 소요 되었다.

문수산 정상의 해발이 403.2m로 낮지 않은 산이다. 출발점인 곱등고개 또한 해곡동과 원삼면 경계선상의 고개로서 제법 높은 위치에 있음에도 문수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더구나 눈이 내린 가파른 산길을 오르려니 아이젠을 착용한다.

문수산 정상에서 동쪽편으로 용담 저수지가 보인다. 서남쪽 방향, 오늘의 목적지인 독성리가 위치해 있는 곳은 시야가 흐림에도 불구하고 산과들을 마구 파 놓아 거대한 토지공사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개발이 한창이다. 독성리의 대부분 지역과 죽능리의 일부가 포함된 산업단지는 개략 120만평이 넘는다고 한다.

문수산 정상에서 독성리로 내려오는 길은 매우 경사가 심하여 나무계단을 설치 하였다. 주변에 가는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대나무 잎과 그 위로 내려앉은 눈은 마치 수묵화를 보고 있는 듯 잘 어울린다. 또한, 대나무는 남쪽지방에서만 월동을 하며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경기지역 야산에 누가 가꾸 지도 않은 자생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산 언저리에 조성한 용인농촌테마파크의 정자에서 눈을 피하며 점심 식사를 한다. 이번 길의 대부분은 산으로 걸어야 하는 길이어서 점심 해결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우리들은 발열체로 즉석 조리를 할 수 있는 전투비상식량을 준비하였다. 

전투 식량은 기대했던 것 만큼 맛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야외에서 화기없이 따뜻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다는 것이 이곳에서 이 음식을 먹게 까지 만든 것이다.

점심을 먹고 밭 가운데로 설치한 나무데크길을 지나니 내동 연꽃 단지가 나온다. 제법 잘 가꾸어진 연꽃 단지는 시흥시의 관곡지 연꽃단지에 만큼이나 규모가 제법 컸다. 잘 정리된 테마 마을은 연꽃이 필 때 한번쯤 들려 볼 만한 마을이다. 

산을 내려온 영남길은 원래 조성했던 길을 잠시 잃어 버린다. 근본적인 원인은 아마도 반도체클러스터 산단을 조성하면서 없어진 도보길을 새로이 만들고, 그 과정에서 너무 긴 길은 중간을 가로지르는 노선으로 변경 하였나 보다.

길을 잃고 한시간 정도를 헤메이다가 백암으로 향하는 318번 지방 국도상에 오늘의 도보여행을 중단하게 된다. 흐린 날씨에 도로를 따라 진행하는 것이 위험하기도 하고 이후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가 불 분명해진 때문에 이후 일정은 새로이 자료를 조사하여 다음 번 길에 반영 하기로 하며 이번 도보여행을 마친다.


일    시  : 1월9일(화) 오전 10시30분
코   스   : 영남길 6구간일부 (곱등고개 ~ 원삼면독성리) 약9Km
출발장소  : 에버라인 운동장/송담대 역 3번출구
                   (곱등고개까지 택시이용) 
준 비 물    : 개인 간식 + 전투식량 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