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등산·여행)

[2021.09.14] 남도 여행

루커라운드 2021. 9. 15. 06:44

시인 박목월은 ‘나그네’라는 시에서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라고 외로운 여정(旅程)을 그렸다.

근래 들어 남쪽 지방을 자주 여행하면서 그 시 구절이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해외현장에서 함께 지냈던 4명의 전 직장 동료들과 1박2일 쉼없이 웃고 떠들며 돌아다닌 이번 여행에서도 예외없이.

삼천포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각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의 쌍계사, 칠불사, 토지의 최참판댁 그리고 섬진강을 거쳐 하동포구까지 돌아보는 여정이었다. 

 


사찰 근처 숲 속 그늘에 분포 되어있다고 하는 어느 사전의 설명에 동의를 할 수 밖에 없듯이 쌍계사와 칠불사 그리고 그 주변에는 꽃무릇이 무더기로 개화하기 시작했다.

 


마차를 끌고 평야를 돌아오면 하루가 걸린다는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들판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참판댁에도 꽃 무릇은 피었다. 

 

관광지로서의 비수기를 맞은 최참판댁에서 내려다 보는 평사리에 가을이 내려 앉았다. 부부소나무와 멀리 보이는 섬진강 가의 모래사장은 누가 설명을 해 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섬진강 변의 바람과 모래를 막기위해 심었다는 하동 송림은 300여년을 거친 모래바람 앞에서도 굽히지 않고 살아온 소나무의 기상을 역력히 보여준다. 

 

송림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에서 이따금 물위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는 아마도 그 유명한 은어일 것으로 추정이 된다.

 


짧다면 짧은 일정을 꼭꼭 채워 짜임새 있게 돌은 이면에는 한달 후로 약속한 여유 있는 도보여행을 한껏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