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나는 세계 악에 짓밝히는 내 약소 한 조국의 운명 앞에 무참 하였다. 그 갇힌 성 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었고, 치욕과 자존은 다르지 않았다.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 내 지 못할 진대, 땅 위로 뻗은 길을 걸어 갈 수밖에 없으리. [김훈의 장편소설 “남한산성” 머리말에서]
남한산성을 갈 때 마다 미처 다 읽지 못한 김훈의 소설을 떠올리며 역사에 대한 무지함을 못내 아쉬워 했었다.
우리나라의 산성은 역시 가을 단풍과 함께해야 제격이다. 시국이 어수선한 때문인지 아니면 이상기후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세상을 보는 눈의 기준이 바뀌었는지 상상했던 것 보다 남한산성과 단풍은 잘 어울어 지지 않았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두번째 산행을 했다. 아직까지 한 사람이 현직에 남아있으나, 좀더 세월이 지나도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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