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무실의 주변 동료들 사이에 주식에 관한 관심이 마치 전염병처럼 전파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가고 있는 보통사람들에게 지당한 관심의 대상이지만 왜 하필이면 요즘이며 집단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걸까?
공장을 건설하는 해외현장에서 일이 전부인 일상에서 획기적인 사안이 아니라면 무료한 일상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일과 후 수시로 모여 술 이라도 한잔하다 보면 일과 관련된 이야기도 바닥이 나고, 현실과 동떨어진 국내의 가족이나 옛날 내 주변의 무용담 마저도 번복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주식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소재이다. 새로운 소재라기 보다는 가족과 떨어져 현장에서 생활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조금 더 금전적인 부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솔깃한 주제중의 하나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 주식이다. 또한 그것이 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되는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및 사회 반영하여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 중심에는 주식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은 사회생활 4년차 직원이 주변사람들에게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주식에 대한 열의는 대단하다. 주식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수시로 변하는 시황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터득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의 주식에 관한 지식에 대하여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식이라는 것이 지식과 시세 파악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
나는 그 직원들과 어울려 주식을 이야기 하기에는 세대간의 갭이 너무 커서 공공연히 그들과 대화를 할 기회는 없지만 주식에 대한 관심이나 이력은 보통 이상이다. 투자를 한 기간으로 정도를 가늠 한다면 난 이미 재벌이 되어 있어야 하고 주식에 대한 강의를 해 주었어야 한다. 그 만큼 오랫동안 주식에 투자를 했다는 말이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 중 에서도 가깝게 지내는 직원들을 통하여 그들이 대화를 간접적으로 듣고, 그들을 위해 내 경험을 이야기 해 준다.
나와 내 주변의 주식 투자를 한 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모든 초보 주식 투자자들이 그러하듯 주식을 처음 접하면 수익률에 대한 환상을 쫓게 된다. 극대화된 수익만을 쳐다보고 위험 관리에는 간과하게 된다. 손에 잡힐듯한 주식의 흐름 때문에 배팅과 같은 투자를 하다 보면 어느새 주식은 마이너스 수익율이 깊어지고, 미수에 신용까지 동원을 하다 보면 깡통구좌로 전락을 하게 된다.
그것도 모자라 주변의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회사의 신분을 이용하여 대출까지 받다 보면 몇 달 후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회사마저 그만 두게 된다. 25년전 지금 근무하는 회사로 이직을 하였을 당시 같은 부서에 근무한 사람의 경우이다.
일산이 개발되기 전 그곳이 선친의 고향이던 이종 여동생의 남편 그러니까 매제 되는 사람은 그의 장인 그러니까 나의 외삼촌 생신을 축하하러 왔었다. 축하를 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나 몰골이 말이 아니다.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보였으며 모두 모여 생일 축하와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묻는 자리에 빗겨나 마당 한 구석에 연신 담배만 피고 있었다.
그는 크게 배운 것 없이 고향에서 오토바이수리점을 하고 있었다. 기술을 갖은 사람들은 크게 돈을 벌 일도 없다지만 배는 골치 않는다. 일산 신도시가 개발이 시작되면서 그의 선친이 소유한 토지는 엄청난 가격의 보상을 받으면서 불행이 시작된 것 같다. 평소 생각하지도 않았던 돈을 상속 받고 보니 매일 매일 기름때를 묻히며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조금 개선할 생각에 한참 분위기를 타던 주식을 하기 시작했다.
한달 동안 열심히 오토바이를 수리하여 번 돈보다 많은 돈이 하루아침에 통장으로 입금이 되는 것을 보고 일손을 놓고 객장에 상주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IMF를 겪으며 그 많던 재산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다 보니 정신이 나갈 수 밖에..
극도로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면서도 끊임없이 투자를 해온 나는 1985년, 근무를 하던 제지회사에서 우리사주를 받는 것으로 주식 시작을 한다. 그 당시 우리사주는 유상증자 시 약30% 할인을 하여 주식을 직원들에게 증자하였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으로 회사가 날로 발전하던 때이니 주식을 사서 손해를 볼 수 없는 시절이었다.
첫 주식 투자에서 큰 이익을 경험한 나는 이후 이익과 손해를 번복했지만 그나마 보수적인 투자 성향으로 인하여 커다란 돈은 벌 수 없었지만 커다란 손해도 경험하지 못했다.
주식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고 하면, 무지하던 경제지식과 돈의 흐름, 그리고 세상에 공돈은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흘러가는 이치를 막연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고, 시시 때때로 시세가 변화하는 차트를 보면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아까와 하며 영혼이 털리는듯한 기분을 느낀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중독자처럼 빠져 나올 수 없는 나를 보며 한심한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최근 급격한 시세 변동이 있는 비상장 바이오 주에 투자한 사회생활 4년차 직원의 말만 듣고 투자한 직원은 사흘 동안 반 토박이 났다.
주식은 수익률 보다는 리스크 관리다. 부자기 되기 보다는 생존을 먼저 생각 해야 한다. 내가 지금껏 지속할 수 있다는 건 그 나마 리스크관리를 우선으로 한 결과이다.
처음 입문을 하는 젊은 초보 투자자들의 성향으로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다면 두 가지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정도의 패가망신을 한 경우와 커다란 손해를 보고 주식을 쳐다 보지도 않게 되는 경우 이다.
끝으로 아직은 젊은 사람들이고 손해를 만회하거나 그 손해로 인해 인생이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에 놓이지 않는 시기의 젊은이들 이기에 이번 손해를 경험으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투자접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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