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것도 여행을 하는 한 과정이다. 강화도 오지코스로의 도보여행을 대중교통이용을 하려다 보니 이른 시간 절로 몸이 움직여 진다.
집에서 석수역까지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한 후 송정역으로 가는 버스로 환승을 한다. 송정역에서 강화터미널로 가는 버스로, 다시 강화터미널에서 군 버스를 이용하여 외포리로 가는 버스는 8시 45분에 출발을 한다. 외포리에 도착하니 한 시간에 두 번 운항하는 배가 떠났다. 30분 정도를 더 기다려 석모도로 들어가는 배를 탔다. 석포리 선착장에서 강화나들길19코스가 시작되는 동촌까지는 4Km정도의 거리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걸었다. 집에서 석포리 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이 세시간 반, 차와 배에 에 몸을 싫은 시간이 2시간 반이니 한 시간은 길에서 대중교통을 기다린 시간들이었다. 세시간 반 목적지를 향해 갔고, 다섯시간을 걸었다. 그리고는 네시간 반 동안 집으로 왔다. 기다림이란 단어를 새삼 생각 하게 된 여행이었다.
갈 때 : 만안구청 – 석수역 – 송정역 – 강화터미널 – 외포리 – 석포여객터미널 (3시간 반 소요)
걷기 : 석포여객터미널 – 동촌 – 석모나루 – 상주산둘레길 – 상주버스종점 (5시간 소요)
올 때 : 상주버스종점 – 석포여객터미널 – 외포리 – 강화터미널 – 송정역 – 석수역 – 만안구청 (4시간 반 소요)
한파가 내려진 때문인지 아니면 비수기여서인지 객실에는 두세명정도의 승객이 햇변을 향해 몸을 기대고 있었다.
차량을 가지고 이동하는 승객은 차에 몸을 싣고 있었기 때문에 객실에는 더욱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로는 연륙교 공사가 한창이다.
석포리 선착장에서 나들길 19코스의 시작점인 동촌으로 가는 해안도로를 따라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현장 출입이 없었던 사람들이라면 기겁을 해서 되돌아 나왔을,
발파를 위한 바위 천공과 해안 옹벽작업을 위한 배근작업,
그리고 절토와 성토로 어수선한 3.54Km의 길을 걸어 동촌입구까지 걷는다.
어제까지 포근하던 날씨는 한파 주의보를 발령하여 제법 쌀쌀하다.
하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시야제약이 없어 그 추위가 불편하게 느껴 지지 않았다.
수질을 오염원이 보이지 않는 때문에 논에 고인 물은 투명하게 얼어
오랫만에 얼음 본래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석모나루에서 상주로 이어지는 기나긴 해안선과 강화도 서쪽해안선 사이에는 섬돌모루라는 섬이 있다.
아마도 일반인은 출입이 가능치 않게 보였으며, 해안선 걷다보면 오랜 동안 그 섬의 풍경을 볼 수밖에 없게 된다.
정면으로는 빠르게 들고나는 밀물과 썰물에 쓸려 내려가지 않게 석축을 쌓아놓은 것도 특이하지만,
숨은 듯 보여지는 해변에 지어진 빨간 건물이 지속적으로 눈을 자극한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어느 자산가가 통째로 사들여 그들만의 세상을 구축해 놓은 건가?
날씨가 맑은 때문에 지척에 보이는 건물에서는 마침 연기가 피어 올랐다.
그리고 조금 더 걷다 보니 선착장으로 쓰여짐 직한 곳에 배가 움직이고 있었다.
걷기를 계속하여 섬의 북쪽부분을 볼 수있는 곳에 다다르니,
밀물썰물에 씻겨 나간 듯 석축은 무너지고 바닷물이 섬의 일부에 드나든 흔적이 보인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의 기록이 있다.
오래 전부터 방치되어왔다고 되어있으나 최근 붉은색 지붕으로 도색을 한 것을 보니
누군가에 의해 관리가 되고있는것 같았다.
그저 외형으로도 그 섬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 정도는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나들길 19코스는 크게 해안길과 상주산 둘레길로 나눌 수 있겠다.
상주산 둘레길 입구는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거부감이 있다.
군부대가 있다는 표식이 있고, 차량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모도의 북쪽해안선을 따라 돌며 한적함을 즐길 수 있음은 둘레길의 장점이다.
지역의 특성상 팬션이나 전원 주택이 다수 존재할 법 하지만,
역시 군사 지역이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초가을 억새밭 군락지와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의 어울림이 특이하다.
석모도와 교동도 사이에 썰물시 나타나는 풀등(?)이 있다.
TV에서 대이작도의 풀등을 본 기억이 있어 눈앞에 보이는 모래등이 선듯 눈에 들어온다.
상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시간을 묻는다.
30여분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노느니 걷자.
상주로 들어오면서 걷던 해안선과 차가 다니는 도로 사이로 놓여있던 너른 논도 눈에 들어온다
여하튼 오늘은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이미 오늘의 여행에 기다림이란 소재를 하나 더 챙겨 넣은 때문이리라.
준비해온 온이어 헤드폰을 머리에 걸치고 그 위해 빵모자를 깊이 눌러쓴다음..
"세상의모든음악"을 다시듣기로 듣는다.
감미로운 음악이 여행 중 기다림을 더 아름답게 포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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