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5.09.09(수) 17:50
장소 : 잠실역3번출구
목적 : E의 퇴직소감경청 및 격려, 은퇴에 대한 고찰
주요행위 : K와 조인하기 위해 잠실역하차후 석촌호수를 3/4바퀴돌아 탄천으로 접근후 탄천 고수부지를 따라
양재천입구까지 걸어 은마아파트까지 도보로 이동후 저녁식사 및 커피타임
고교동창인 Y의 모친상이 9월3일(목) 한림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있었다.
그자리 함께 참석한 E는 그동안 휴가를 보내고 있느니, 해가있는 시간에 중량천 고수부지를 걸었느니 하며, 직장인으로서는 시간대가 맞지않는 이상한 횡보를 "퇴직" 이란 단어로 마무리 지었다.
40년가까이 몸담아 왔던, 그래서 중역이란 중책으로 근무를 하던 첫 직장에서 이런 저런 사유로 서운한 퇴직을 했던 그는 약 2년전 퇴직을 하고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었다. 그리고는 새로운 직장에서 그의 열정을 바쳐 일하려 했지만 역시사회라는게 내가 생각한대로 움직여 지지 않음을 몸소 느낀것 같다. 그래서 그는 또 한번 퇴직이란 단어와 접하게 되었다.
소수의 친한 고교 동창소모임인 우린 그런 그에게 저녁제안을 했고 시간을 조율하다 보니 한달에 두번 FamilyDay라는 명분으로 조기 퇴근(오후5시)하는 둘때주 수요일로 날짜를 택한것이다. 은마아파트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K는 그날따라 저녁에 계약과 관련된 약속이 있다며, 저녁 8시이후에나 시간을 낼 수 있다는 통보를 뒤늦게 해왔다. 퇴직당사자인 E와 난 2시간의 공백을 일찍 만나 함께 하다가 K와 조인하기로 했다.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온듯한 가늘날의 초저녁에 석촌호수를 돌아 탄천변으로 접근한후 양재천을 따라 걷다가 은마아파트와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도보를 마치자는 계획이다.
친구라고 해도 막상 환경의 변화(특히 신상에 대한 중대한 변화)를 맞은후 대화를 시작한다는건 서먹한 부분이 많다. 최근 말 많은 제2롯데월드 주변은 도로변까지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어 어수선하기만하다. 불과 1분사이로 도착한 E와 나는 조금은 어수선한 도로를 따라 석촌호수변으로 접근하였다. 지금 해외근무중인 B가 근처에 살고 있고 그의 말을 빌자면 그늘길과 호수가 아름다운 석촌호수를 한바퀴돌면 10Km가 된다고 말했지만, 사전에 지도를 보고 파악한 거리는 한바퀴를 다 돌아야 겨우 3Km내외였다.
가을햇살이 서늘한 나무그늘사이로 비춰오고 우측으로는 호수가를 끼고 역주행(주변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바닥의 방향표시를 착실하게 준수하며 모두 왼편으로 호수를 끼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을 하며, 근처에 사는 B가 해외에서 휴가를 들어와 4억여원하던 전세 임대료를 50% 수준인 2억여원을 더 올려 달라고 했다며, 생활의 편의와 겉으로 나타난 경제적인 풍요로움의 댓가로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고민을 하며 이곳에 살아가야 하는 그친구의 심리와 최근 고가로 승용차를 구입한 또다른 친구의 차량구입 배경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평소같으면 아직 회사에 남아있거나 회식자리에 있어야 할 난 운동을 위해 주변을 뛰거나 걷는 사람들을 보며, 그리고 중간중간 편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쉼터에서 여유롭게 가을 햇살을 받아가며 쉬고있는 사람들을 보며, 같은 서울 하늘아래서 180도 다른모습으로 살아가는 집단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시간정도 걷는동안 E는 퇴직에 대한 본인의 정당성(?)에 대해 말을 하고, 난 또다른 친구가 요즘 집사람과의 갈등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가볍게 대화를 하며 K가 있는 사무실에 도착하였고, 기다리던 그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을 먹는동안 K는 E의 사직행동이 경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까칠한 성격의 E는 회사에 일을 위해 정직을 요구했다. 그의 일에 대한 경제적 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였고(실제로 댓가는 정직이건 계약직이건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회사에서는 1년동안 그를 고용한 결과 그를 계약직으로 전환하여 근무할 것을 제시하였다.
따러서 E는 계약직을 받아들일수 없는 이유를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하부조직에 대한 지시권한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그로인한 업무수행이 효율적일수없으며, 그것을 알면서 그 자리에 있을수 없다는 내용이다.
반면 사업을 하던 K는 일을 하고 댓가를 받는 샐러리 맨의 여건이 그리하지 못하다면 회사의 안을 수용하여 근무할 수 있는 많큼 근무기간을 연장하는것이 맞는게 아니냐(그의 연봉을 생각하면 조금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참아야 한다는)는 의견을 제시했다. 난, 중립이다. 아니 본인의 행동에 전적으로 맏기고 싶다. 나라면? 물론 K의 의견에 따를것이다. 일을 할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있는 시점에 일의 효율성이나 자존심이 그리 중요한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에..
E의 의견중 모순은 이후 헤드헌터가 접근하였을때 이제는 일보다는 Pay를 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결국 사표를 던진 회사에서는 아직도 그를 고용할 의지가 있고, 그는 일의 효율성을 이유로 자존심을 포함한 사퇴의사를 밝혔으며, 관철이되지 않자 사표를내고나와 다시 일자리를 찾되 일보다는 보수에 우선을 두겠다는... 물론 직전직장에서 Deal을 하면서 느꼇던 회의(?)적인 내용이 반영된 구직 조건이라면 이해가 갈 법도 했지만..... E는 많은 시간을 본인 주장에 할애를 했다.
나이가 들면 하고싶은것을 할수가 없다. 그래서 조금더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을 버렸다. 경제적인 걱정은 끝없다. 중간에 정리를 하지않는다면 경제적인 걱정에 노예가 될 수있다. 가족들의 불안함은 내 행동에 따라 달라질수있다. 난 가족들이 나를 불안한 시각으로 보지않게끔 행동을 해 왔다. 나머지 인생도 나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조금 일찍 일손을 논 것이다. 그가 한 말이 당연함에도 100%공감을 할수 없는것이 단순한 그와 나의 인생을 보는 시각과 의식의 차이 때문일까?
K는 그의 딸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을 했다. 7년동안 사귀던 남자친구를 조만간 아빠에게 소개시켜 준다고 했단다. 지금까지 간접적으로 접수한 내용을 보면 이것 저것 맘에 차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과연 그 부분을 Comment해야 할지.. 만약한다면 어떤방법으로 해야할지..7년이라면 이미 어느정도 마음의 결정을 한 상태이고 아빠에게 의견을 구한다는건 아직 100%확신이 서지 않다는 것인데 나름 의견을 피력을 해야할지, 만약 그 의견으로 인하여 결혼을 다시생각해 본다면 언제쯤 그 시기가 올수 있을런지(주변의 경루를 보면 이런경우 결혼이 취소되면 최소한 몇년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기 주춤하다고 들 하던데..) 여러가지 고민이란다.
결국 화제의 대부분은 이제 경제활동을 어떻게 그만두고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지내야 하며, 자식들의 결혼의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로 거의모든 시간을 보냈다. 11시가 다 되어 버스에 올라타니 몸은 피곤하지만, 대화의 내용중 정리가 안된 부분은 어떤부분이었는지 잠시시간을 되돌려 생각을 해 보지만.. 결국 결론은 없다.
마치 지금까지 겪어온 인생이 그러했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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