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뽑아 버리려 했던 무성하게 올라온 잡초군은 노란색 금불초로, 무리를 이루어 한껏 여름의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보라색의 도라지꽃은 열기구 풍선과 같은 꽃망울과 함께 있어야 도라지꽃다워 보이고, 꼴뚜기모양의 하얀 뻐꾹나리는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녀석은 무리를 지어 피기 전 까지는 너무 가늘고 여려 ...보여 외로워 보이기 까지 한다.
흔한 분홍색과 달리 자주색 초롱꽃은 분홍색총롱꽃보다 강인해 보이고, 잔대줄기에 촘촘히 피어난 작은잔대꽃은 흡사 초롱꽃과 비슷해 보인다.
이름도 생소하고 민밍스럽기까지 한 소경불알은 곧 튀어나갈 총알의 모습을 연상 시키고, 지난가을 잡초 덤불속에서 거의 생명만을 연명하던 흰색꽃을 피운 꽈리꽃은 시간만 나면 풀을 뽑아주고 가끔씩 거름도 뿌려준 주인의 지극한(?) 정성으로 제법 큰 꽈리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가을 강화나들길을 걸으며 어느 소공원에서 채취하여 뿌렷던 연두색 풍선초를 보며 어린날의기억들을 떠올리고, 모양새가 비슷한 으아리와 사위질빵을 구분해 보기 위해 두꽃 사이를 오가게만든다.
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놓고 나니 그들과의 인연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듯 하다.
올 늦은 봄 보이는 대로 씨앗을 받아 주변에 뿌렸으니, 접시꽃이며 부용화, 자주색 하늘 매발톱, 금낭화에 묻혀 내년에는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더구나, 아주 절친한 친구가 여건만 허락되면 호시탐탐 우리텃밭에 꽃양귀비꽃 씨앗 수십만개를 투하할 수도 있다는 정보가 포착되었고, 그것을 막지 못하고 사실대로 행하여 진다면 말 그대로 퍼펙트 하게 속세와 단절된 삶이 예고 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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