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에 비유할 만한 친구가 하나 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안면을 텃으니 45년 이상 되었다. 인문계와 달리 공업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공부 같은 것에 목숨을 거는 일들은 없다. 하지만, 일년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네 번 있는 시험에 그나마 신경을 쓰는 친구들도 있는데, 아마도 시험 중 도서관에서 우연히 대화를 했던 것이 그와 알게된 인연이다. 같은 반도 안해봤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많은 친구들이 같은 직장에 입사했으나 그 대열에 함께 하지도 않았다. 그 친구의 취미가 무엇인지 그가 꿈꾸는 앞날은 어떤 것인지 특별히 우리가 왜 가끔 만나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지냈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모두들 취업했지만, 그 친구는 실습을 나간 회사에 적응이 쉽지 않다며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수도권의 대학에 입학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