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봉 2

[2021.05.05] 수리산 관모봉/태을봉

적지않은 봄비가 밤새 쏟아졌음에도 산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내의 시계는 생각보다 짧다.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에서는 송화를 볼 수 없다. 그 봉우리에 올라서야 비로소 건물의 시야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 송홧가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5월초순의 색갈은 이제 연록, 신록의 계절이다. 새순이 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산이 숲으로 가려지고 있는 것을 보며 세월 참 빨리도 그리고 무심히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2021.03.13] 수리산(관모봉-태을봉-슬기봉-군포도서관)

토요일 오후의 산행은 북적이는 오전 산행과 사뭇 다르다. 여유를 보이며 산책하듯 돌아다니는 평일 산행과도 또 다르다. 휴식이 주어진 날의 번잡하지 않은 여유로움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비장한 각오를 하고 오르지않아도 된다.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면 된다. 분주한 산객들은 이미 일정을 마쳤으니 피해 갈 일도 없다. 뒷동산을 오르듯 물 한 병과 이제는 신체의 한 부분이라고 인정해야 할 스틱을 들고 한시간의 거친 호흡 끝에 관모봉에 오른다. 산에 오르면 공기가 맑다고 느낀 적이 언제였던가 아득하다. 미세먼지를 언제쯤 보지 않을 수 있을까. 관모봉에서 태을봉을 거쳐 슬기봉으로 가는 길은 비록 능선길이라고 하지만 오르내림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 오르내림이 없다면 집에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하얗게 비워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