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황사에서 본 눈은 단비로 변하여 메마른 대지를 잠시 적셔 주었다. 흐린 날씨에 대한 보상과 남도의 대표적인 천년 사찰을 방문하는 한껏 부푼 기대감과 함께 송광사로 향한다. 한시간 남짓의 거리인 보성에서 순천의 송광사로가는 18번국도에는 18Km에 달하는 메타세콰이어 길이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길로 지정된 보성 복내면 송재로에서 사전 정보없이 만난 메타세콰이어의 풍경은 오늘 날씨와 잘 어울렸다. 사흘간의 등산을 포함한 여정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차량 이동을 계획하였으나 송광사를 돌다 보니 선암사로 이어지는 산길에 걷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아마도 “천년불심길”이라 명명된 길의 이름에 유혹 되었나 보다. 그 길은 스님들의 산책 코스 였을 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상상은 해발 725m나 되는 송광 굴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