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텃밭에 오면 대부분의 일정이 풀 뽑기에서 시작하여 풀 뽑기로 끝나고는 한다. 비가 내린 후에는 풀이 자라는 속도가 풀을 뽑는 속도를 추월이라도 하는 듯 뽑고 돌아서면 또 풀이다. 나보다 훨씬 이전부터 텃밭을 일구어 오던 친구는 텃밭의 풀을 보다 못해 제초제를 뿌리기 시작하니 맘이 편하다고 했다. 풀과 타협을 해야하나, 아니면 풀과 전쟁을 해야하나 그건 본인 성격에 따른 선택이 아닐까 싶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땀에 흠뻑 젖어 오로지 손끝으로 정신을 집중하며, 자아 성찰을 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또다른 어떤 때는 비가 흠뻑 내려 젖어있는 땅에 수북하게 올라와 있는 풀을 뽑으며 짜릿한 손맛(주로 낚시에 쓰는 이 단어를 풀 뽑기에 느끼려면 주변의 꽃이나 채소보다 풀의 키가 커 있어야 한다)을 느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