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목월은 ‘나그네’라는 시에서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라고 외로운 여정(旅程)을 그렸다. 근래 들어 남쪽 지방을 자주 여행하면서 그 시 구절이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해외현장에서 함께 지냈던 4명의 전 직장 동료들과 1박2일 쉼없이 웃고 떠들며 돌아다닌 이번 여행에서도 예외없이. 삼천포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각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의 쌍계사, 칠불사, 토지의 최참판댁 그리고 섬진강을 거쳐 하동포구까지 돌아보는 여정이었다. 사찰 근처 숲 속 그늘에 분포 되어있다고 하는 어느 사전의 설명에 동의를 할 수 밖에 없듯이 쌍계사와 칠불사 그리고 그 주변에는 꽃무릇이 무더기로 개화하기 시작했다. 마차를 끌고 평야를 돌아오면 하루가 걸린다는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들판이 한눈에 들어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