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다.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차들로 교통이 붐빌 것을 예상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시간을 도로에 소비 하자니 아쉬움이 남는다. 잠시 부여로 빠져 부소 산성을 올라 낙화암에 서니, 산성을 끼고 도는 백마강 변에 숨듯 숨듯 자리잡은 고란사주변으로 단풍이 물들어 간다. 천사백 여년전 나당 연합군에게 유린될 때, 수많은 백제 여인들이 꽃잎처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깃든 낙화암을 올려다 보며, 황포돗배 위 해설사의 설명은 강물과 같이 역사 속으로 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