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하루 남겨 놓은 주말이다. 텃밭으로 가서 갈무리를 하고 겨울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아내는 일주일에 한번 있는 탁구 렛슨을 포기 할 수 없다며 이른아침 탁구장으로 나갔다. 아침 먹은 그릇을 정리하고, 청소기로 집안 구석구석을 밀고 다니고 오랜만에 원두커피를 갈아서 텀불러 물병에 가득 담아 아지트인 옥상으로 올라온다. 난 특별히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원두를 갈고 필터에 담아 끓는 물을 붇는 일련의 행위는 가끔 해 보고 싶은 행동이다. 그동안 옥상을 올라오게 만든 화초의 잎들도 떨어지고 구겨져 단정치 않다. 봄에서 가을까지 새 생명이 태동하는 기쁨과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소담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안스럽게 감정에 이입되던 식물들이다. 사람도 나이가 들어 가을이 되면 저와 다름 없겠지?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