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와 액세서리를 담는 가방 빈 공간에 핸드폰, 메모노트, 세면도구, 바람막이 잠바와 혹시 이동 중에 자투리 시간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서 PMP까지 챙겨 넣고 보니 제법 커 보이던 공간을 다 잡아먹어 빵빵 해진 카메라배낭과 삼각대를
어깨에 메고 집을 나서 전철역으로 향한다.
오늘은 회사 사진동호회에서 정기 출사를 가는 날..
렌트를 한 11인승 스타렉스 두대에 7명씩 나누어 타고 변산반도(채석강, 곰소염전, 내소사)와 옥정호를 1박2일의
일정으로 움직이려 한다.
학생들도 노는 소위 놀토출근시간,
난 제법 들든 기분으로 전철 역을 향하고 있지만 거리와 전철은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 앉아있었다.
그리 많지 안은 사람들이 야외로 나가는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특히 산행을 위한 등산복장을 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 모습과 비교를 하니, 한손에는 가방 다른 한손 에는 삼각대를 들고 움직이는 내 자신의 모습이 잠깐동안 낮설게
느껴지며, 오늘 내가 움직이는 것은 어떤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함이 아닌 취미 때문이라는 생각에 내가 가지고 있는
취미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취미…그래 취미가 사진 촬영이라고 했다.
취미 라는 것은 여유(시간+비용)가 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짓거리일수도 있다.
그저 산이 좋아서, 가끔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출사를 나가고 , 여행을 다닌다거나, 음악을 듣기 위해 PMP나 MP3를 구하는 일..
이런 일들이 나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그런 일들을 나의 입장에 대응해 보면, 어쩌면 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몸에 맞지 않는 화려하고 고가의 옷을 입고 다니는 그런 격에 맞지 않는 일 말이다.
호기심이나 관심은 사람의 성격에 따라 좌우 되지만 그것을 충족 시켜주는 대가의 대부분은 시간과 경비로 지출이 된다.
어쩌면 지금 내가 취미라고 말하는 실체가 삶의 질을 높이거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해야 할 행동의 것이 라기 보다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고 난 지금 그런 욕구가 보다 많이 내재 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호기심(A)과 그 호기심을 해소 하기 위한 제약사항(B) – 움직임에 대한 번거로움, 경제적 제약, 시간적 제약을 포함한 - 의
상관관계중 A>B 의 상태가 지금까지의 상태였더라면 일과 현실과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사물에 대한 무관심으로
지금의 상태는 A<B 의 상태로 이동하는 상태일수도 있으며 이를 감안하면 남다른 열정과 목적이 내제 되어 있어야 기꺼이
움직이게 되는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찌 보면 지금 시점에서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시간과 경비를 무한정으로 필요로 하는 나이 라는 것에 반론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직장과 사회에 대한 일, 가족과 친척에 대한 배려, 그와 관련 된 일, 친구들과의 교우,
경조사와 자식들의 끝없는 경비요청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경비를 구하거나 그러지 못하면 내가 소비하는 경비를 줄이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나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조정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와 연륜이 쌓여 있어야할 법한 나이이기도 하지만,
5:95법칙(20:80 '파래토의 법칙'을 아시나요? 조만간 아니 어쩌면 지금도 5:95 법칙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을
적용하자면 백명 중 고작 다섯 명정도가 시간과 경비에 대한 제약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닐까?
그나마 직장내의 이런 저런 동호회에 가입하여 회원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음에 그리 어렵지 않게 그런 욕구를 충족시킬
기회가 있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호회의 1차 목적에 부합(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
하더라도, 나이에 차이에 관해서 때에 따라서는 무시를 해도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 다니는 제약 아닌
제약사항 말이다.
내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들과 합류 할 수 있는 방법은 고작 두 가지 뿐이다. 끊임없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과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일과 호주머니 속에 든 가벼운 지갑을 툭툭 내 던지는 방법밖에 생각
나는 것이 없다.
점차 마음이 무거워 지는건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였지만, 오늘 길을 나선 나선 목적만을 생각 하자고 애써 마음을 다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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