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등산·여행)

[2008.03.09] 호룡곡산- 봄내음 물씬 풍기는 바다가 보이는~~

루커라운드 2008. 3. 9. 23:30

 

 

 

금요일날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술을 마셧다.

근간 회식에 참석 할 때마다 늘어나는 술의 양이 걱정수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최근 급격히 변화되는 사내의 입지와조직의 변화로 이래저래 휘둘리더니 급기야는 근무시간외
회식에서마저 내자신을 놓아버렸었던 것이다.
 
바쁘다는 핑게로 두번의 월간모임을 걸른 모임친구들과 가벼운 토요산행을 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었었다.

부동산 강의를 듣는다, 사적인 일이있다 해서모두가 참석할 수 있는 일요일로 날을 정해놓았기에 전날의
후휴증을 달래며 토요일은 하루종일 집에서 근신을하고 있었다.
 
그날저녁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모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월요일 발인예정이나 일요일은 산행약속이 잡혀있어 당일날 장례식장이 있다는 성당으로 문상을 갔다.
저녁 열시경의 접객실에는 제법 나이를 드신분둘 두어팀과 중학교, 초등학교 동창들이 이십여명 자리를
하고 있었다.
 
중학교 동창인 Y는 잘기억은 나지 않지만 졸업이후에도 사회에서 본적이있는 친구이다.
접객실 문이 갑자기 열리며 핸드폰에 대고 누군가에게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들어오는 Y의 얼굴은
붉게 상기가 되어있었다. 술이라도 한잔 한 모습이었다.
남대문에 불을지른 채모 노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다. 라는 이해할수 없는 소릴 지르면서 말이다.
 
이유인즉,
그날 공천발표가 났는데 그가 열열히 지지해 공천이 될것으로 믿었던 예비후보가 공천에 떨어져
화가나 있다는 것이다.
남대문을 불지른 사람을 이해할수있다거나, 친구모친이 세상을 떠난 상갓집에서 다른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소란을피우는것에 대해 어떤사유도 정당화 될수 없다.
 
하지만 접견실을 빠져나가 다른 친구의 어깨를 부여잡고 흐느끼는 그를 보면서,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친구의 고민을 전혀 이해 할수 없는 나나,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이 있으나 그를 이해하고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 했을 그 친구 모두에게 잠시 연민아닌 연민을 느낀다.
 
그래~~!!
어쩌면 우리 나이가 한번쯤 허공을 향해 되도않는, 그래서 들어줄 사람도 이해해 줄 사람도 없는 말을
목이 터져라 외치고 싶은 나이인줄도 모르겠다. 씁쓸한 마음으로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이른아침 산행준비물을 꾸리면서 가볍게 한소릴 듣는다.

 
표정이 너무 눈에 띄게들떠 있고 밝다는게 이유였다. 집을 나서는 사람의 표정이 그러하다면 집에
남아있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를 생각 해본다면 그 한소리가 절대 무리한 말이 아니라는것은
이해가 가지만..어찌 산에 가는 기분을 일상의 전투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교를 할수가 있으며,
그걸 감추어가면서 집을 빠져 나올수 있다는 말인가?
 
영등포 K백화점앞에서 출발하여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을왕리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영등포역에
도착한 시간은 친구들과 약속한 시간보다 이십여분이 빠른시간이었다. 개찰구를 빠져나가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여덟시, 여덟시반..삼십분 간격이다.
삼십여분을 더기다려 여덟시 반차를 타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경유하여 잠진도로 들어가는 삼거리내린다.
 
잠진도 선착장으로 걸어들어가다가 문득 우리가 서있는곳에서 선착장의 거리가 제법 멀다고 느껴졌을때는,
다른친구가 콜벤을 불러 타고 들어가라는 말을 기억해 내었지만, 이미 십여분을 걸어들어와 잠진도로
이어지는 해변도로에 서있었고, 무의도로 들어가는 배는 우리가 선착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마춘듯
기다려주지 않고 섬으로 향해 떠났다.

삼십여분을 배를 기다리며 지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오랫만에 온 바닷가에서 어제와 그제 마음속에
남아있던 일들을 갯벌을 향해 흘려버리고 있었다.
  
세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정보를 이미 듣고왔기에 서두를 일은 없었다.

열시에 잠진도에서 배를타고 무의도로 들어와 버스를 타니 큰무리 선착장의 반대편에 있는 광명선착장으로
데려다 주었다. 호룡곡산의 들머리가 있는 그곳에 도착한 시간은 열시반.. 해가 나오지 않고 옅은 안개가
끼어 사진을 찍기에는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호룡곡산, 구름다리, 국사봉을 거쳐 큰무리선착장으로
이어지는 8Km를 느긋하고 여유롭게 산행을 한다.
 
제법 오랫만에 마주친 산과 바다 그리고 두달만에 만난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이 불가능한 내용은 그저 그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때로는 형용할수 있는 만큼의 표현으로
내가 바라보는 사회와 사회가 바라보는 나, 나와 가족, 그리고 아직 시작도 하지못한것 같은(욕심일까??)
내 인생의 행로와~~
 
지금보다 더 좋을 나의 미래는 없을것 이라는 말에 공감을 하며 걷고 또 걸었다.
 
일찍 산행을 시작한 덕에 해가 지지 않은 시간에 집에 도착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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