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04.04.04]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미련?? 아쉬움??

루커라운드 2004. 4. 4. 23:12

 

 

부제 ; 가족~~ 그리고 수리산 야생화
 
2004년 들어서면서 갑자기 얘들과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느낌이다.
내입장으로만 본다면 그리 유쾌하지 않은 관계로의 국면을~~~
 
보름만에 한껏 부푼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향한다. 조만간 정리해야 할 지겹게만 느껴지던 울산생활을 이미 끝내 버린듯, 조금은 아쉬움이 없다고는
할수 없지만 홀가분한 생각으로...
 
시간은 이미 오후 아홉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고 고속철도역인 광명역에서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있었다. 마침 버스가 딸이 다니는 학교앞을 지나는
즈음 학교를 마치고 버스를 타려고 기다르는 학생들의 모습 을보며 금요일은 야간 자습을 하지 않는다는 딸의 말이 생각 났다. 저번에 올라와 사준
핸드폰번호를 꾹꾹 눌러 전화를 한다. 목소리가 밝다.
 
딸 - 지금 학원버스타고 학원가는중인데요??
나 - 금요일은 학원 쉰다며??
딸 - 연휴때 학원 휴무한다고 오늘 보충한데요.
나 - 그래?? ㅠ.ㅜ....
아쉬움이 남지만, 수고해라.
 
기차에서내리면서 집으로 전화를 해 놓은 때문인지 버스정류장에 집사람이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지연되면서 20여분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그 전화를 하지~~ 곧 오겠지 하면서 기다란 시간이 이십여분이 넘었다고 한다. 반갑다.
 
하지만,
제일먼저 튀어나온말이 아들은??
숙제를 해야 한다고 엄마 혼자 나가래요.
 
불과 5분거리를 걸어 문을 들어서는데 "안녕히 다녀오셧어요" 목소리가 유난히 크다. 숙제를 하는줄 알았던 넘은 PC앞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숙제 한다며??
네.
지금 바로 끝났어요.. ^^;;

 

 

 <버스를 기다리며, 세장, 떡볶이/김밥을 사달라고 해서 시장통에서 한장>

 
작은넘은 학교 숙제라고 하며, 수원성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나가고, 큰넘은 학교로 간 토요일 늦은아침 홀로 계시는 어머님을 뵈러 간다.
이제는 근력이 많이 떨어지고 눈이 어두워 지셔서 주변정리마저 번거 로우신가보다. 오랜만에 온 아들을보며 반가와 하시는 기색이 역역하다.
 
집사람은 집안일을 정리하고 어머님 집으로 오기로 되어있었다. 집사람이 허리가 아프기 전까지는 주기적으로 들러서 청소도 하고 먹을것도 수시로
해드렸는데, 허리수술이후로 본인 몸관리하기도 버거운지 전만 못하다.
 
어머님 계신집은 물론이고, 우리집에서까지 정리정돈에 적극적이지 않던내가 오랫만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잠바를 벗어놓고 주변을 쓸고 닦고 하기를
두시간 왜 오래전 부터 이러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이 싸아하게 든다.
 
늦은 점심시간 어머니와 나 그리고 집사람, 학교에서 하교하는 딸의 시간을 마추어 식사를 하러간다. 오늘은 얘들위주의 식단이 아니고, 어머니가 드시고
싶은 음식점으로 간다.
 
다음날, 일요일인 4월4일 동생과 둘이서 아버님 산소엘 간다. 한두시간 풀을 뽑고, 감기가 심한 동생을 생각해 일찍 집으로 온다.
 
점심을 먹고나니 아들넘이 목욕을 가야 한다고 졸른다. 이왕 갈려면 모든 식구가 찜질방으로 가자고 제안해 본다. 이번에는 큰넘이 반기(?)를 든다.
가기 싫다.
컴 해야 한다.
친구랑 컴에서 만나야한다.
이런 저런 핑게글 대며 동참을 거부한다.
 
결국 아들과 함께 시내 목욕탕에 갔다가, 시장을 보러 나오겠다는 집사람과 만나 시장을 도는 동안 작은넘은 서점에 들러 오랜만에 만난 나에게
책을 사줄것을 강요한다. 책도 책같아야지 항상 만화책만 골르는 넘.. 일단 서점엘가서 책도 읽고 살 책을 골라 봐라.
 

 

 

 

 

<애완견집 앞에서 햄스터 사서 키우자고 실랑이를 벌이는 중>


 
재래시장을 집사람을 앞세워 느릿느릿 걸으면서 생각한다. 어쩔수 없이 내가 필요할때 특별한일 없다면기꺼이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은 집사람 뿐이라는~~,
그리고 편하게 제안을 할수도 때에 따라 쉽게 강요를 할수 있는 사람도 집사람 뿐이라는걸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정해 본다.
 
그날 저녁...
남은 미련에 대한 마지막 타진 작업에 들어 간다.
내일 봄이오는 수리산에라도 오를 계획이다.
그러니 특별한 계획 없다면, 가족 모두 동참하는걸 원칙으로 한다.
 
우선 딸넘이 말끝나자 마자 토를 단다.
 
저는요
친구들과 조조영화 보러 가기로 약속했어요..
조조할인에다가 팅 할인요금하면 2000원에 영화를 볼 수있는 주중 유일한 날인걸요.
이미 저번주부터 약속이 되어있어서 참석할수 없네요. 아들넘은 아빠의 실망스런 눈초리를 보더니 마지
못해 참석을 동의한다.
 
다음날 아침 딸넘은 일찌감치 외출 준비를 해서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나가고 아침을 먹고나서, 집사람은 설걷이 그리고 나와 아들넘은 방청소를 마치며
집사람의 설걷이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그와중에도 작은넘은 피씨게임에 붙어 친구들과 게임 with 챗을 한다.
 
그러더니 어느순간, 친구들과 챗상에서 그제 다녀온 수원성에 대한 보고서(숙제)를 하기로 약속 했다며, 산행을 못할거라는 말을 비춘다. 그리고는 조금후
돈 몇푼을 들고 친구의 집으로 튄다.
 
이런 이런..
낭패가~~~~~~~~~~~~~~~~~~~~~~~~~~~~~~~~~~~~~~
결국 맥이 빠진채 집사람이 타준 커피를 들고 나도 컴 앞에 앉아 이곳 저곳을 뒤진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혼란 스럽다. 꼭 가족의 단합을 위해 단체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무리일까?? 아니면, 특단의 조치로 무리를 해서라도 다른
약속을 취소시켜야 했던가. 건성으로 이곳 저곳을둘러 보면서, 허허로움을 느낀다.
 
아무래도 이런 허허로움은 외출을 하지 않고는 걷히지 않을거 같다. 집사람에게 수리산산엘 가자고 제안한다.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따라 나선다.
 
언제부터인지, 집사람에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동행에 대한 고마움이 맘에서 묻어 나온다. 대야미역을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하나가
무심결에 휘~~~익~~하고 지나간다. 그곳으로 가는차가 그리 자주 있지 않다는걸 알고있으면서도 다른 루트를 모색치 않고, 애들에 대한 얘기 주변
사람들에대한 얘기..  이런 저런 큰뜻없는 얘기를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가끔씩..
이넘의 버스가 왜 안오는거야 하며 푸념을 하고는 하지만, 그건 절박하지 않은 그래서 형식적인 푸념이
라는걸 말을 안해도 서로 알고 있다.
사십분 정도를 기다려 버스를 타고 대야미 역에 내린다. 여느 역과 같지 않게 택시가 보이질 않는다. 집사람은 강냉이 튀긴것을 한봉지 사서 한웅쿰을
집어 내게 건넨다.
 
강냉이를 입으로 집어넣으며,
 
수수(?)하고 구수한맛 많큼이나,
화려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게 지금 우리 부부의 모습이며 가야할 관계가 아닌가 문득 생각한다.
 
꼭 가야할 길이 아닌 여유롭게 나선 길이기에..
택시도 오지 않는 역근처를 배외하면서 수리사로 가는 마을버스의 시간을 알아본다. 30여분을 더 기다
려 1시50분 수리사로 향한다.
 
사람들은 자연을 갈망하고 있다.
사람들이 갈곳이 없다.
사람들은 시간이 주어졌으 매 무언가를 하려한다.
 
그래서인지 ~~
반월 저수지를 지나 수리사 입구의 작은 들판에는 사람들을 여기 저기 풀어 놓은거 같다. 꼭 봄나물을
캐고야 말겠다는 사람들 부터, 건성으로 들판을
걸어 다니는 사람에, 봄볏이 감미로운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걸어가는 사람에, 이른아침 산을둘러 벌써 집으로 향하는 등산복을 입은 사람에, 근처에
산악 자전거 코스가 있는지 자전거를 급히 옮기는 사람들에..
 
봄은 그렇게 정적인 사람들을 행동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수리사 입구에서 2Km정도 걸어가면 수리사가 나온다. 수리사로 올라가는 길에 사진을 찍고, 야생화를
구경하며, 봄나물에 대한 얘기며, 한동안 얘들과
자주 왔던 기억에 대한 얘기며, 그렇게 걸으며 쉬며 수리사에 도착한다.
 
절에 대한 의식이 나 많큼이나 형식적인 집사람과 나는 그래도 대웅전앞에 가면 큰 의미없이 절을 하고는 한다.
 
오늘 대웅전에서는 염불소리가 유난히 크고, 대웅전의 문이 닫혀있었다. 살며시 열어보니, 어떤 가족들의 행사가 있는것 같다. 
아마도 49제나 뭐....그런 의식이었을게다. 오늘은 대웅전에 들어가 절하는 의식을 포기한다.
 
 

        

 

 

 

<수리사 대웅전에서 본 신록,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 겨울을 지낸 잡초의 잔해>

 
다른길로 들어서면서 걸어서 산본쪽으로난 지름길을 택한다.
 
임도를 따라 오면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는젊은 부부,
초등학고 아들과 산악 자전거를 타는 아빠,
나이든 남자들은 무리를 지어서 산행을 한다.
 
일곱시 반에 열차예약을 해 놓은지라. 시간에 대한 제약이 있다.
다시 대야미로 나오려면 서둘러야 할 입장인데..
오늘은 그리 서둘르고 싶지 않다.
...
시간이지나감에 대하여 조급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
 
무의식중에 몇가지 살아가는 의미중 중요한 하나가 변곡점에 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지금 느끼는것이 미련이란 단어와 어울릴까 아쉬움이란 단어와 어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