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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현장의 일상 (자가 격리 8일차 - 지쳐간다)

루커라운드 2020. 3. 25. 15:39

지쳐간다.

홀로 밥을 먹고 홀로 알아서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홀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처음엔 일하는 시간보다 잘 보낼 수 있다고 생각 했었다. 오랜만에 얻은 휴식이라고 생각을 하자. 근무시간으로 인하여 하지 못했던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자.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실컷 잠도 좀 자 보자. 음악을 듣다가 조금 지루하면 내 인생에 대한 생각도 좀 해보자.

 

첫날은 얼떨결에 지났다. 둘째날 혼자 밥을 먹으려니 허전하다. 외로움은 아니더라도 뭔가 빠진듯한 느낌인데 딱히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식사 후에 스스로 커피와 차를 마시고, 열심히 책을 읽고, 시간 내서 영화도 보았다. 영화를 본 내용도 기록을 하였고, 유튜브를 통하여 실시간 뉴스도 시청하였다.  골프 챗널과 백 패킹 관련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지내다 보니 어둠이 밀려왔다.

 

그렇게 사흘을지내고 돌이며 보니 평범한 일상이다. 달라진 게 없다. 몸의 움직임이 부족하여 그런가 하고 방에서 할 수 있는 스쿼트를 해 본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라 그런지 숨이 턱에 차고 허벅지가 뻐근하다. 그렇게 또 이틀을 지냈다. 일주일이 지났다.

 

지쳐간다. 죽을 만큼 힘들 때만 지쳐 간다고 하는 건 아니다. 하루하루가 의미 없다고 느껴질 때도 지쳐간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할 일이 있는데도 할 수 없는 시간이 오래되어도 지쳐 간다. 일과 휴식, 사람들과 부딪히는 생활과 홀로 보내는 시간의 조화 그리고 긴장과 평화가 적당히 공존해야 하는가 보다.

 

지금 이 사태가 혼란스러운 건 한국을 다녀온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염을 시킬까 봐 격리 되어 있는데, 격리 기간이 끝난 후에는 내가 코로나로부터 전염이 될까 봐 전전긍긍 해야 하는 건가?



억제 정책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한없이' 지속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진단 검사나 격리조치 등에 따른 비용뿐 아니라 개학 연기,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등 사회·경제적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억제 정책의 근본적 한계는 억제를 풀자마자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억제 정책을 일부 완화하면서 집단 면역을 만들고, 일상생활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 때문이다. 억제 정책만으로는 재 유행을 막을 수가 없어서다.”

 

전문가 들이 지금의 사태를 우려한 내용이다. 단순하게 생각 하면, 국민의 70%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을 겪은 후에나 이에 대한 우려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백신이나 강력한 치료제가 개발 되어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언제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 묘연하다.

 

싫든 좋든 하나를 택해야 한다. 격리조치를 완화하여 가능성 있는 집단 감염의 위험을 감래해야 할지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백신혹은 치료제가 개발 될 그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하고 불안함을 감수해야할지.

 

혼란스럽게 맞이한 이 세태가 점점 더 어려운 결정을 요청한다. 불안함의 증폭은 그렇게 불확실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