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차제하고 탁 트인 들판에서 시원스럽게 불어오는 바람은 온 몸으로 맞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준다. 나시 반팔과 짧은 반바지가 그 욕구를 해소 시켜 줄 것 같은데 지금 내겐 없는 것들이다. 주변을 걷고 있는 서양인 중 몇몇이 그와 같은 복장으로 걷고 있어 부러워 보이기는 하다만, 설령 그런 여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두어 시간 그리 걸으면 내 모습은 불에 그을린 검둥이 인간이 되어 있을 것이 분명 하기에 생각을 접는다. 하늘의 구름과 어우러진 바람이 시원하니 별의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다 해본다. 까리온데 로스꼰데스에서 레디고스까지 23.6Km 6시간 조금 넘게, 누적 거리 401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395Km로 추정된다. 하루 걷는 거리를 조금 줄이면 또 다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달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