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교수는 그 많은 답사중 ‘남도답사 일번지’라고 일컬으며 강진과 해남 지역을 답사기 제1장 제1절 로 남겼다. 그 답사기(나의문화유산답사기)는 1990년대 답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다른 분야보다 조금 더 여행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그 책을 사서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강진, 해남이라는 지역명과 송광사라는 사찰 이름 정도이다. 국토의 최남단,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장 제1절로 삼은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다. 답사라면 사람들은 으레 경주·부여· 공주 같은 옛 왕도의 화려한 유물을 구경가는 일로 생각할 것이며, 나 또한 답사의 초심자 시절에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내가 답사의 광(狂)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