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뚜벅뚜벅 걸었던 5일의 여행중 마지막 날은 산 위에서 부산을 보는 코스다. 엄광산 들머리인 구덕 꽃 마을의 길거리에서는 꽃(절화)를 파는 길거리 상인이 인상깊다. 중앙아시아의 어느 시장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풍경이다. 여행 중의 감정이 그 풍경을 더욱 특이하게 받아 들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렵지 않은 임도길을 걷다 보면 부산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태종대, 오륙도, 부산항과 방향을 바꾸면 해운대까지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일상을 탈피하기 위해 떠난 특별한 날들이 지속되다 보면 그것이 일상이 되어있다는 것에 여행의 또다른 함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누적된 피로가 밀려오기도 하니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