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하지 못한 설경을 만났다.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사진을 찍고 했지만, 세상이 온통 흰 눈으로 덮여진 풍경을 표현 해 낸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 영남7길은 구봉산과 정배산 그리고 조비산을 관통하는 길이다. 13Km의 산으로만 이어지는 길을 걷는다는 것이 어렵지만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더구나 사전에 검토한 노선으로는 중간에 탈출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전날 내린 눈과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바닥으로는 눈, 나뭇가지에는 상고대를 만들어 놓았다. 날씨는 춥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눈 길을 걷다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피로도가 높아진다. 다행히도 중간 탈출점을 찾아 4Km를 남겨놓고 정배산과 조비산 사이에서 도보를 끝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