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일이다. 내일 파리행 비행기를 탄다. 지난 한 달 동안 별일 없으면 도보여행 관련 자료수집에 시간을 쏟았다. 그러한 과정 중에 이미 집중력과 판단력이 전과 같지 않음이 직감 되었다. 몸을 움직이는 시간 또한 상대적으로 줄어들다 보니 체력의 저하도 눈에 뜨인다. 그동안 준비한 물품들을 늘어놓아 보았다. 짐의 무게가 도보여행의 질을 좌우 한다고 했다. 나의 짐 8Kg, 아내의 짐 7Kg 이 무게를 감당하며 하루 평균 23Km의 거리를 한달 이상 걸어야 한다. 가끔은 황량한 들판의 풍경을 보고, 가끔은 순례를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가끔은 아내의 도보 환경을 보살피고, 그리고 또 가끔은 내가 이곳에 오고자 했던 목적이 현실과 부합이 되는지 나를 들여다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