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2

[2022.01.03] 월남사/무위사/도갑사

지루하게 달려온 고속도로를 버리고 무안IC를 빠져나와 반남과 영암을 거쳐 가장 먼저 조우한 곳이 월남사 터다. 월출산 동남쪽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바람은, 절은 없어지고 석탑만이 옛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월남사터 뒷편 대나무 숲을 흔들어 남도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만든다. 절터를 들어가는 입구의 돌담과 대나무, 그리고 주변은 동백나무가 지천이다. 높이가 7.4m이고 기단 한 변 길이가 2m 가량되는 석탑은 월출산을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위치 중의 한곳에 자리잡고 있다. 겨울의 짧은 해를 고려하여 여유 있게 잡은 여정 마저도 서두르게 만든다. 3Km거리, 월악산의 서남쪽편에 위치하고 있는 무위사를 가려면 월악산의 남쪽 도로변의 설록다원강진 차 밭을 지나게 된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사찰 전각들의 배치가 ..

[2022.01.02] 남도 사찰 기행 (떠나기 전에)

유홍준교수는 그 많은 답사중 ‘남도답사 일번지’라고 일컬으며 강진과 해남 지역을 답사기 제1장 제1절 로 남겼다. 그 답사기(나의문화유산답사기)는 1990년대 답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다른 분야보다 조금 더 여행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그 책을 사서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강진, 해남이라는 지역명과 송광사라는 사찰 이름 정도이다. 국토의 최남단,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장 제1절로 삼은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다. 답사라면 사람들은 으레 경주·부여· 공주 같은 옛 왕도의 화려한 유물을 구경가는 일로 생각할 것이며, 나 또한 답사의 초심자 시절에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내가 답사의 광(狂)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