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계신 어머니의 고열발생으로 병원에 입원시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대장균성 패혈증이라고 한다. 나이 들면서 콩팥과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고 염증이 생기면서 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소 심장과 신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고열의 원인이 대충 어떤 것인지 예측이 되었고, 요양원에서의 집단 감염에 대한 예방조치가 허술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열로 인한 병원진료 과정은 험난하기까지 하다.
일단 열이 발생하는 환자는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지 못하도록 되어있으니 119응급차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코로나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격리 시스템이 있는 병원을 배정해야 하니, 환자가 원하는 병원을 택할 수 없다. 즉, 발열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배정된 병원에서 새로 검사를 하고 병에 대한 원인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응급실에 가면 먼저 폐에 대한 영상 촬영을 하여 코로나로 인한 손상이 있는지 확인을 한 후,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는 보호자와 분리하여 격리된 진료실로 가서 증상에 대한 검사를 받는다. 그 증상에 대한 검사 결과와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기 까지는 개략 7~8시간이 소요된다. 그동안 환자는 격리진료실에서 보호자는 응급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한다.
아침 9시에 응급차로 움직이기 시작하여 밤 9시가 되어서 일반 병동으로 입원을 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오다가 자동차 접촉 사고를 냈다.
산다는 건 별 거 아냐.
그저 살아가면 되는 거래.
아주 잠시..
사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술 한잔 시켜놓고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어 푸념을 하니 돌아온 회신 내용이다.
은퇴를 앞둔 서너 해 전부터 해보고 싶은 것을 정리하며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1년을 지내고 보니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실행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이유를 대 보지만, 그와 무관하게 진행하려 했던 것들은 제대로 진행이 되었던가?
책을 일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도 해보고, 친구들과 격 있는 대화도 해 보면서 가족들과의 유대관계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결속하려 다짐했던 일들.
기대했던 것 보다 못하니 실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날들이 조금 우려 되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그 일주일이 모여 한달, 1년이되고 한해 한해가 모여 인생이 된다.
하루가 의미없이 지나간다는 것은 인생이 의미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지금껏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하지만 친구의 말(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해왔던 말을 감정의 상태에 따라 깊게 받아 들인 말)을 듣고 그 말에 이의를 달지않고 전적으로 공감을 하고 보니, 내 생각과 친구의 말에서 생기는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살면서 모순을 겪는 일들이 어찌 한 두번, 하루 이틀 이겠는가? 모순을 발견하고 잠시 고민하고 그리고 또 살아가는 것이 미완의 인생이겠지.
산다는 건 별 거 아냐.
그저 살아가면 되는 거래.
아직까지는 이말 보다는 해보고자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씩 실천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써 보고싶다.